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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액자·천도재·글쓰기…성장하는 ‘펫로스 케어 시장’ [펫 상실학 개론]

김덕용의 ‘펫 상실학 개론’은 1500만 반려인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하기 위해 세계일보가 만드는 코너입니다. 반려동물을 잃고 깊은 상실감에 빠진 이들, 그리고 다가올 이별이 두려워 오늘을 불안해하는 모든 반려인을 위한 ‘상실학 교과서’입니다. 집안 곳곳에 남은 아이의 흔적을 마주하는 법부터 죄책감을 털어내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법까지, 우리가 미처 배우지 못했던 이별의 과정을 차근차근 짚어보려 합니다.

 

반려동물과 이별한 뒤 극심한 상실감과 우울감(펫로스 증후군)을 치유하는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개인의 유난스러운 슬픔으로 치부하며 혼자 숨어 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영정 액자 제작, 종교적 추모, 치유 글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추스르려는 움직임이 사회 여러 영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반려인들이 이별 후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물리적∙정서적 애도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펫로스 케어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수제작품 커머스 플랫폼 아이디어스의 집계 결과, 최근 1년간 반려동물 추모∙영정 액자 상품군의 주문 수는 전년 대비 1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관련 총매출액은 15.3% 늘었다.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을 추모하기 위한 수제 제작 작품들. 아이디어스 제공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을 추모하기 위한 수제 제작 작품들. 아이디어스 제공

이들 상품은 반려동물의 실제 사진이나 일러스트(그림)를 활용해 제작한다. 반려인들 사이에서 수목장이나 납골당을 꾸미는 용도로 적극 활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수요에 맞춰 공급과 생태계도 확장되고 있다. 같은 기간 ‘펫로스 극복용 수제 제작 제품’ 종류는 21.1% 늘었고, 관련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작가 수도 14.4% 증가하며 반려인들의 세분화된 애도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남산 충정사에서 반려동물 극락왕생 발원 합동 천도재가 봉행되고 있다. 미앤펫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남산 충정사에서 반려동물 극락왕생 발원 합동 천도재가 봉행되고 있다. 미앤펫 제공

수요가 높은 상품군으로는 반려동물 사진으로 제작된 ‘포토쿠션’과 반려동물의 외형을 인형으로 재현한 ‘양모펠트’, ‘모루인형’ 등이 꼽혔다. 털과 유치, 유골 등을 담을 수 있는 보관함을 주문 제작하거나 '털 목걸이' 등 '직접 만드는(DIY) 액세서리'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아이디어스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외형이나 이름, 사진 등을 작가와 직접 소통하며 작품으로 재현하고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보호자들에게 뜻깊은 추모의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계와 정보기술(IT) 업계도 이런 반려인들의 마음 돌봄에 동참하고 있다. 불교계에선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보호자의 슬픔을 달래주는 ‘반려동물 천도재(추모 법회)’를 봉행하는 사찰이 늘고 있다. 테크 분야에서도 보호자가 쓴 추모 편지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반려동물의 생전 성격과 말투를 학습해 가상의 답장과 이미지를 보내주는 ‘AI 디지털 펫로스 케어’ 서비스까지 등장해 호평을 얻고 있다.

 

펫로스 치유 글쓰기 홍보 포스터. 김해율하도서관 제공
펫로스 치유 글쓰기 홍보 포스터. 김해율하도서관 제공

이별을 치유하는 글쓰기 강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김해율하도서관은 20년 가까이 임상 수의사로 활동해 온 박근필 작가를 초청해 '안녕, 나의 반려동물-추억과 이별을 쓰는 펫로스 치유 글쓰기'와 같은 4주 워크숍 과정을 진행했다. 반려인이 가슴속에 묻어둔 슬픔과 자책감을 글로 풀어내어 시각화함으로써 상실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주체적으로 치유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애도의 방식이 다양해지는 현상을 긍정적인 변화로 짚어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느끼는 뇌의 통증 회로는 실제 가족을 잃었을 때와 완벽히 유사하다”며 “주변의 시선 때문에 슬픔을 억누르면 심각한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어 “글쓰기나 추모 공간 마련 등을 통해 슬픔을 밖으로 충분히 쏟아내고 현실을 수용하는 단계별 애도 과정을 거쳐야만, 슬펐던 기억을 향후 행복했던 추억으로 온전히 전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누구보다 깊은 사랑을 주었고, 그렇기에 더 아픈 이별을 경험한 반려인들을 위해 연재물 김덕용의 ‘펫 상실학 개론’에서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가슴속에 묻어둔 아이와의 추억, 그리고 남겨진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에 참여해 주세요.

 

△참여 대상 :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는 모든 반려인

 

△작성 분량 : 예) A4 용지 1장 내외 또는 자유 분량

 

△우대 사항 : 아이의 생전 모습을 담은 소중한 사진 첨부

 

△접수 방법 : 이메일(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