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kg을 뺐느냐’보다 ‘어떻게 나를 관리하느냐’.
다이어트와 뷰티, 헬스케어 기업들의 브랜드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단기간 체중 감량이나 제품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생활습관과 자기관리, 개인화된 건강 경험을 강조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쥬비스다이어트도 배우 강소라를 앞세워 이런 변화를 시도했다. 체중 감량 전문기업 이미지를 넘어 고객의 생활습관과 자기관리 루틴을 설계하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ICT AWARD KOREA 2026’에서 ‘쥬비스 × 강소라 디지털 퍼포먼스 캠페인’이 디지털 퍼포먼스 부문 패션·뷰티 분야 ‘PLATINUM PRIZE(분야대상)’를 받았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ICT AWARD KOREA에는 총 211개 ICT 서비스가 출품됐다. 산업계·학계·연구계 전문가 심사를 거쳐 6개 분과, 9개 부문, 16개 분야에서 70개 서비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기존 다이어트 광고의 문법을 바꾼 데 있다.
쥬비스는 자기관리 이미지가 강한 배우 강소라를 모델로 발탁하고 ‘내일의 나를 더 사랑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짧은 기간에 체중을 얼마나 감량했는지를 강조하기보다 무리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광고 모델을 앞세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브랜드를 처음 인지한 뒤 실제 상담을 신청하기까지 디지털 동선도 세분화했다.
월별 콘텐츠를 운영하면서 브랜드 인지 단계에서는 공감과 자기관리 메시지를 강조하고, 관심이 높아진 고객에게는 서비스 특징과 혜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온라인 랜딩페이지 역시 ‘인지→신뢰→행동’ 흐름에 맞춰 재구성했다. 쥬비스가 축적한 체중 감량 데이터와 신체 측정 항목, 실제 고객 사례 등을 배치하고 간편 문의 기능을 적용해 정보 탐색이 상담 신청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각 디지털 매체의 이용자 행동과 콘텐츠 소비 특성에 따라 광고 소재와 메시지도 다르게 운영했다. 캠페인 성과 데이터를 다시 콘텐츠 제작과 광고 운영에 반영하는 구조다.
ICT AWARD KOREA 측도 브랜드 전략과 콘텐츠, 랜딩페이지, 매체 운영까지 고객 접점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됐다는 점을 평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다이어트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미 제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상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관리 방법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경쟁이 옮겨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자사몰 아모레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담 서비스 ‘아모레챗’을 도입했다. 사용자의 피부 고민을 상담하고 제품을 비교·추천하는 것은 물론 제품 후기 요약과 배송 조회 기능까지 연결했다.
특히 장기간 축적한 화장품·고객 데이터를 AI 모델과 결합해 대화가 쌓일수록 개인 취향과 상황에 맞는 추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3월에는 국내 뷰티업계 최초로 챗GPT에 ‘아모레몰’ 앱도 선보였다. 고객이 대화 과정에서 피부 타입과 고민, 사용 목적에 따라 제품을 추천받고 성분과 효능, 가격까지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은 온라인 상담을 넘어 실제 진단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공개한 AI 기반 ‘뷰티 컨시어지’는 피부와 피부톤, 두피·헤어, 퍼스널 컬러 등을 진단한 뒤 각각의 데이터를 통합해 개인별 관리 방향을 제시한다. 진단 결과와 전문가 상담까지 하나의 고객 경험으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계도 ‘건강 관리의 일상화’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6년 K뷰티·웰니스 시장의 핵심 흐름 가운데 하나로 ‘얼리 웰니스(Early Wellness)’를 꼽았다.
질병이 생긴 뒤 관리하는 방식보다 젊을 때부터 수면과 운동, 영양, 회복 등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시작하려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5~24세 소비층에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진다고 봤다.
올리브영 역시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채널을 넘어 뷰티와 건강, 웰니스를 함께 다루는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개인의 건강 관리가 특정 제품 하나를 구매하는 행위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루틴’으로 변하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언어도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AI를 이용자의 건강 관리와 일상에 연결하고 있다.
CES 2026에서는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가 수면 기록과 보행 속도, 손가락 움직임 등 생체신호와 행동 패턴을 분석해 인지 능력 저하 징후를 파악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AI 일상 동반자’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했다.
뷰티 분야에서도 AI 적용 범위를 넓혔다.
삼성전자가 CES 2026에서 선보인 ‘AI 뷰티 미러’는 거울 형태의 디스플레이에 AI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의 피부 상태와 개인 컬러 등을 분석하고 관리 가이드를 제시하는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피부 분석 기술도 이 같은 AI 뷰티 미러에 적용됐다. 아모레퍼시픽은 45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공과 홍반, 색소, 주름 등을 분석하고 개인별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결국 다이어트와 화장품, 유통, 가전처럼 출발점이 서로 다른 기업들이 향하는 지점은 비슷하다. 고객에게 하나의 제품이나 단기적인 결과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생활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브랜드가 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와 뷰티 시장에서는 이제 제품 기능이나 단기간의 변화만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기 어려워졌다”며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상태를 이해하고 실제 생활 속 관리까지 연결해주는 경험을 누가 자연스럽게 설계하느냐가 브랜드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