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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보낼 틈도 없다…네팔 홍수 같은 재난은 예측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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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 산사태→빙하 붕괴…대피시간 없는 갑작스런 재앙
홍수 잦은 평야에 건물 못 짓도록 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기
도시를 할퀴고 지나간 네팔 홍수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도시를 할퀴고 지나간 네팔 홍수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물과 진흙의 벽'이 엄청난 속도로 밀려들어 단 몇 초 만에 건물들을 집어삼킨 최근 네팔 홍수는 예측이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질학자들은 네팔과 티베트에서 26일 발생한 이번 돌발 홍수가 고지대에서 일어난 산사태와 빙하 붕괴로 엄청난 양의 물이 터져 나오면서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사건들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게 재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빙하 위험에 대한 감시·조기경보 체계는 대부분 특정 위험 지역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빙하호(氷河湖·glacial lake)의 수위를 관찰해 하류 지역의 홍수 위험을 모니터하는 식이다.

빙하호는 옛날에 빙하가 있었다가 후퇴한 후 남은 움푹한 지형에 녹은 물이 고여서 형성된 호수를 가리킨다.

과학자들은 실시간 영상 감시, 레이저를 이용한 수위 측정, 빈번한 현장 관측 등 방법을 통해 홍수 발생 시점을 가늠하고 하류 지역이 겪을 위험의 정도를 평가한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초래한 네팔 홍수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대규모 인명피해를 초래한 네팔 홍수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이번 네팔 홍수처럼 붕괴가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사건을 예측할 수 있으려면 모니터 범위가 지역적으로 넓어야 하며 많은 자원이 소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알래스카대 환경과학과의 에런 후드 교수는 모니터 방식을 개선하는 방법 중 하나로 지진 활동을 측정하고 원격탐사 기술을 활용해 해당 지역의 3차원 영상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 과학자들이 해당 지역의 변형을 관찰해 붕괴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히말라야는 매우 외진 곳이다. 드론이나 헬리콥터로 그곳에 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산악 지역을 감시하는 한 정부간 기구가 2020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네팔에는 빙하호가 2천70개 있으며 그 중 21개가 고위험으로 분류돼 있다.

그 주변에 있는 중국과 인도의 히말라야 지역에도 많은 빙하호가 있다.

네팔에는 홍수경보 체계가 있지만, 이는 통상적인 하천·호수 수위계망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체계는 비교적 완만한 수위 상승을 탐지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이달 26에 난 홍수처럼 산 일부가 갑자기 붕괴해 엄청난 속도의 급류를 일으키는 경우는 설계 범위 밖의 사태다.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에서 일하는 수실 쿠마르 슈레스타는 네팔이 해당 지역에 경보체계를 갖추고는 있다고 설명하면서 "경보체계가 작동하고 있었지만, 홍수가 너무 빠르게 전개돼 사람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어떤 종류의 감시를 실시하는지 밝히지 않았다.

볼더 콜로라도대에 재직중인 빙하 위험 전문가 앨턴 바이어스는 실시간 모니터에 따른 경보가 불가능한 이런 경우에 대비하려면 당국이 다른 대책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범람원(汎濫原·flood plain·하천 주변에 홍수로 토사가 쌓여 생긴 평야)에는 건물을 짓는 일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피 경로를 개발해서 분명하게 표시해 놓는 등 재난 시 대응책을 주민들에게 숙지시킬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