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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만 전액 지원, 합리적 근거 있나”…사립대 총장들, 교육부 공개 저격

대교협, 28일 2026 하계대학총장 세미나
지방 국립대 ‘0원 등록금’ 등 쟁점 대두
사총협 회장 “국·사립 선별 지원, 불공정”
최은옥 “학생 선택권 확장…사립대 지원도 확대”

정부가 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등록금 무상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국 사립대 총장들이 일제히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거점 국립대 중심의 무상 지원책이 결국 학생 모집난에 시달리는 지역 사립대를 고사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2026 하계대학총장 세미나’를 열고 최은옥 교육부 차관과 약 1시간 동안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197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은 2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가 열린 롯데호텔 제주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지역 균형 장학금 재설계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은 2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가 열린 롯데호텔 제주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지역 균형 장학금 재설계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전민현 사립대총장협의회장(인제대 총장)은 정부의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 신설 방안과 관련해 “지방 국립대는 전액, 사립대 학생은 사립대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선별 지원한다면 벌써부터 지원 단계부터 차별받는, 공정하지 못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직격했다.

 

정부는 지방 국립대 30곳 학생들에게 소득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7학년도 신입생부터 순차적으로 지원해 2030년까지 전체 학년으로 확대한다. 사립대 학생 대상으로는 ‘지역 인재 장학금’을 개편해 내년 신규 선발 인원을 기존 4300명에서 1만명으로 확대하고, 1인당 연간 최대 800만원을 지원한다. 전체 예산도 기존 800억원에서 1150억원으로 늘린다. 기존에는 지방 고교 출신 학생만 지원 대상이었지만, 내년부터는 수도권 고교 졸업생도 지역 사립대에 진학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전 총장은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인데 국립·사립을 기준으로 국가장학금 기준을 달리 받는 합리적 근거가 무엇이냐”며 “2027학년도 입시와 대학 재정, 지역소멸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대학들과 협의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은옥 차관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취지”라며 “전체 4년제 대학 중 지방 국립대 신입생은 6만명 수준으로, 1000억 원이 안 되는 돈을 투자해 등록금 걱정 없이 진학할 수 있는 지역 대학을 두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차관은 이어 “사립 재학생이라든지 사립대 관계자들은 갈라치기하느냐, 차별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다”면서도 “사립대 학생들을 위해서도 전액 지원이 가능한 우수장학금 예산을 1,000억 원 이상 편성하고 지역균형장학금도 개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총협은 세미나에 앞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공동 성명문도 발표했다.

 

사총협은 “2027학년도 수시 입시를 앞두고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역사립대의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학생 감소는 교육투자 축소와 대학의 위기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의 일자리와 소비, 청년인구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날 사총협이 발표한 전국 고3 학생 500명 대상 ‘지역 국립대 무상 등록금 지원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10명 중 6명(64.5%)은 국·사립 구분 없이 국가장학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국립대 전액 등록금 지원 시 ‘지역거점국립대 진학 희망’은 27.6%에서 31.9%로 4.3%포인트 상승한 반면, ‘지역사립대학 진학 희망’은 6.6%에서 4.4%로 2.2%포인트 하락했다. 무상 등록금 도입에 따른 이동 전망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4.6%가 ‘지역 거점 국립대 진학 증가’, 29.0%가 ‘기타 지역 국립대 진학 증가’를 예상했다.

 

이날 대학 총장들은 고등교육 재정 전반에 대해서도 ‘예측 가능성’을 강조했다. 지방재정교육교부금 개편을 계기로 고등교육 재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학이 중장기 교육·연구 사업을 계획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립경북대 정태주 총장은 “고등교육 재정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얘기가 항상 있는데, 이걸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라고 물었다. 이에 최 차관은 “이번에 (조성된)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고등교육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정 대교협 회장도 교육부와의 대화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고등교육 예산의 액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그래야 사업을 계획하고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큰 틀에서 어디서 어디까지 고등교육으로 올 수 있다고 알려주면 편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총장들은 인공지능(AI) 전환에 필요한 대학 인프라 확충과 교육·연구시설 규제 완화, 외국인 유학생의 학사관리 및 취업·정착 지원 등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최 차관은 AI 거점대학 구축과 대학 시설 확충을 관계부처·지자체와 협의하고, 유학생 관련 제도도 법무부와 협의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