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장모씨가 주거지 인근 도로변 야자수 숲에서 숨진 지 100여일 만에야 발견된 데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29일 기자가 찾은 시신 발견 현장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변으로, 건너편 비닐하우스와 마늘밭에선 주민들이 밭일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의 낮 풍경이었다. 올레 코스여서 도보 여행자가 간혹 눈에 띄었다.
농장 길은 마을을 낀 일주도로와 우회도로를 연결하는 왕복 2차선으로, 반경 1㎞ 이내 초등학교, 마을회관, 민속오일시장 등이 있어 차량과 사람의 왕래가 드문 곳은 아니다. 장씨 주거지와는 직선거리로 불과 400m, 도보 5분 거리다.
하지만 밤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로등이 없어 야간에 여성 혼자 가기에는 인적이 뜸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곳이다. 주민들은 “밤엔 사람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범죄 피해 가능성이 큰 여성이 재신고 접수 후 두 달간 실종 상태임에도 생활반응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최초 실종 신고가 허위로 묵살됐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 3주 이상 걸렸다. 시신을 찾기 위한 집중 수색은 한 달 뒤에나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장씨 실종 재신고 후 같은 달 27일까지 8일간 장씨 휴대전화 위치값 추적, 진료 내용 및 출입국 정보 조회, 고용 정보 확인 등 생활반응 확인과 부모(34) 경장의 장씨 연락 기록 확인 등에 매달렸다.
경찰은 이 기간 한림항 주변을 수색하긴 했지만 실종팀 외 추가 인력 투입은 없었다. 지난 11일이 돼서야 형사팀이 추가로 투입되며 수색이 확대됐다. 집중 수색은 장씨 실종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인 지난 20일에야 시작됐다. 장씨 시신은 나흘 만인 24일 주거지 인근 도로변 야자수 숲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장씨 사인이 목맴사로 추정된다는 발표에 의혹이 제기되자, 목맴사가 가능한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재연 실험을 했다. 경찰은 장씨가 발견된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야자수 줄기의 강도를 확인하고 자세 등을 재연해 봤다고 했다. 장씨 신체 조건 등을 고려해 비슷한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등도 실험해 본 것으로 전해졌다.
부 경장이 ‘셀프 종결’한 실종 사건은 제주도내 총 성인 실종 접수 건의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경찰청이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에게 제출한 ‘실종신고 및 실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 경장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 근무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4개월간 제주에서 총 1048건의 성인 실종 사건이 접수됐다.
부 경장은 해당 부서에 근무하는 동안 298건을 자체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접수 건 중 부 경장이 사건을 종결한 비율은 30%에 가까운 28.44%에 이른다. 도내 3개 경찰서 실종팀 근무자 12명이 1인당 평균 87∼88건을 종결했다고 가정하면, 부 경장의 종결 건수는 평균보다 3배를 넘는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최근 실종 사건을 계기로 제주 지역 범죄율 1위 통계가 소환되자 “제주는 66만명 정도가 사는 공간인데 관광객의 하루 체류 일수를 계산하면 생활인구로는 82만명 정도가 거주한다”며 “그런 기준으로 보면 인구 10만명당 범죄 비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긴 하지만 아주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발표된 ‘2025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2024년 제주 지역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가 454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는 통계가 다시 주목받았다. 하지만, 관광객 등 실질 인구를 포함하면 범죄율이 18%가량 낮아진다는 게 위 지사의 설명이다. 성인 실종은 2023년부터 3년간 2544건으로, 인구 10만명당 환산하면 127건으로 전국 평균(142건)보다 10.6% 낮다.
위 지사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얘기(가짜뉴스)가 너무 많이 돌아 걱정이 많다”며 “생성형 AI(인공지능)와 온라인 검증 툴을 활용해 가짜뉴스나 부풀려진 부정적 뉴스를 검증하는 방안 등을 도입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