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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자살유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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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결코 ‘예고 없는 죽음’이 아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자살로 숨진 이들을 심리 부검한 결과 93.6%는 생전에 ‘경고 사인’을 보였다. 대표적인 게 언어적 신호다. “살기 싫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없어지면 편할 텐데” 등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절망감과 무가치감, 극심한 죄책감 등이 드러내는 정서적 징후도 자살 위험을 높인다. 아끼던 물건을 갑자기 정리하거나 친구와의 연락을 끊는 등의 행동도 삶을 정리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상대가 가까운 이의 죽음이나 이별, 실직, 진학 실패, 법적 문제 등의 상황에 부닥쳤다면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죽고 싶다’고 글을 올린 이에게 위로는커녕 구체적인 자살방법까지 무분별하게 전달되는 게 현실이다. 자살예방법(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에 타인의 자살을 돕거나 부추기는 ‘자살유발정보’를 유통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자살동반자를 모집하거나 구체적인 자살방법을 알려주는 정보, 자살을 실행하거나 유도하는 내용 등이 유통 금지 대상이다.

오는 11월12일부터 인터넷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는 온라인상에 유통되는 자살유발정보를 발견하면 즉시 삭제·차단하고, 검색과 송수신을 제한하는 등의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자살예방법 일부 개정령안 덕분이다. 한 해 40만건을 넘는 자살유발·유해정보 신고에 비춰보면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자해 사진·영상이나 자살을 미화·희화화하는 게시물 등은 ‘자살유해정보’로 분류돼 처벌이 아닌 관리의 대상에 머무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내달 10일은 ‘자살 예방의 날’이다. 주변에서 자살 경고 사인을 포착했다면 막연히 ‘힘내라’고 하거나 비난하는 등 상대 생각을 판단하는 언행은 금물이다. 상대가 아예 입을 닫아버릴 수도 있다. 공감하는 태도로 묵묵히 들어주면서 이유가 뭔지, 실제로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 이상 징후를 확인하면 전문기관에 신속히 도움을 요청해야 ‘신호는 있었지만 놓친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