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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기자, 트럼프에게 “징계 당할 것” 경고 받은 까닭은? [이 사람@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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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
트럼프의 공화당 내 영향력에 소극적 평가
이 말 들은 트럼프 “내 영향력 100%” 반박
‘좌파 뉴스’ 겨냥해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BC 방송의 중견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징계에 처할 것”이라고 위협해 미 언론계가 술렁이고 있다. 자신에 관해 부정확한 보도를 했다는 것이 이유인데, NBC 측은 해당 기자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NBC 소속 기자이자 인기 시사 프로그램 ‘미트더프레스’(Meet the Press)의 진행자인 크리스틴 웰커(50)를 맹비난했다. 웰커는 오랜 기간 백악관 출입 기자로 일해 트럼프와도 나름 친분이 있는 사이다.

 

미국 NBC 방송의 중견 기자이자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 방송 화면 캡처
미국 NBC 방송의 중견 기자이자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 방송 화면 캡처

 

트럼프는 오는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가 지지하는 공화당 후보들의 당내 예비 선거 승률 등에 관해 웰커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방송에 출연한 웰커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영향력’에 관해 묻는 질문에 “다소 엇갈린 결과(mixed results)를 보였으나, 가장 최근에는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예비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웰커가 쓴 ‘엇갈린 결과’라는 표현에 대해 트럼프는 “틀렸다”며 “내가 지지한 후보들의 승률은 98%에서 100%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의도적 부정확성 때문에 웰커는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신고가 이뤄져 경고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FCC는 미국의 라디오 및 텔레비전(TV) 방송 주파수 면허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연방정부 기관으로, 한국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해당한다.

 

트럼프는 “안타깝게도, 웰커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급진 좌파 뉴스는 트럼프라는 이름만 나오면 무엇이든 일부러 괴롭히고, 폄하하며, 명예를 훼손하려 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NBC는 “웰커 기자는 언론계 최고의 실력자들 중 한 명”이라며 “우리는 웰커 기자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를 달래거나 FCC의 징계를 피하기 위해 웰커한테 불이익을 가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지난 2023년 9월 당시 미국 전직 대통령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N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와 인터뷰를 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지난 2023년 9월 당시 미국 전직 대통령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N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와 인터뷰를 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웰커는 트럼프의 비난과 달리 좌파에 치우친 언론인은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서 초당적 태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화당의 트럼프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맞붙은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둘 간에 벌어진 TV 토론회 진행을 맡았다. 당시 그는 양당으로부터 모두 ‘공정하다’라는 칭찬을 들었다.

 

유대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웰커는 명문 하버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ABC 방송 계열사에서 기자 경력을 시작했으며, 2010년 NBC에 합류해 이듬해인 2011년부터 꽤 오랫동안 백악관을 출입했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데뷔한 2023년 이래 트럼프와 총 3차례 단독 인터뷰를 했다. 가장 최근의 인터뷰는 지난 6월 트럼프가 NBC ‘미트더프레스’에 출연하며 사전 녹화 형태로 이뤄졌다.

 

당시 트럼프가 “바이든이 당선된 2020년 대선은 조작됐다”는 주장을 펴자 웰커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당신도 선거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당신이 속한 방송사도 알고 있다”며 “당신의 방송사는 편향되고 부정직하다”는 말을 내뱉은 뒤 갑자기 자리를 떴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는 웰커와의 전화 통화에서 ‘후속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서로 화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