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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대신 ‘걸스데이’라고 했으니 괜찮다? 축구 심판들 자질 부족 민낯 드러내... 선수협 “지소연에 대한 성희롱 엄중 대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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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라는 단어 대신 ‘걸스데이’라는 은어를 썼으니 괜찮다? 이게 해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한국 축구 심판들의 떨어지는 자질과 낮은 여성 인권 의식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여성 심판이 여성 선수에 대해 그랬으니 파장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최근 WK리그 경기 도중 불거진 심판의 지소연에 대한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즉각적이고 엄중한 대처를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 축구 심판들의 떨어지는 자질과 낮은 여성 인권 의식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여성 심판이 여성 선수에 대해 그랬으니 파장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
한국 축구 심판들의 떨어지는 자질과 낮은 여성 인권 의식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여성 심판이 여성 선수에 대해 그랬으니 파장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 

 

선수협은 31일 “이번 사건을 단순한 판정 시비가 아닌 그라운드 위에서 벌어진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심판의 권력 남용으로 규정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건의 요지는 이랬다. 지난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2026 WK리그 경기. 전반 30분쯤 지소연이 배선영 주심에게 경고를 받은 뒤 강하게 항의하면서 경기가 약 4분간 중단됐다.

 

지소연은 경기 중 “얘가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나 봐”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성희롱 논란으로 사태가 커졌다.

 

20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에서 수원FC위민 지소연이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에서 수원FC위민 지소연이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처음엔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다던 배 주심은 이후 입장을 번복해 ‘실언’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끼리 한 말이었다”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심판팀도 “교신에서 ‘생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고, 지소연을 특정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것일뿐, 이를 의미하는 은어인 ‘걸스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리건, 걸스데이건 단어 선택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경기 중인 선수가 심판의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경기적인 관심이 아니라 성적인 관점에서 봤다는 게 더 중요하다. 게다가 이날 주심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여성 심판 스스로가 선수들이 항의를 많이 하는 게 자신의 판정이 이상하다고 보는 게 아니라 생리 때문이라고 본다는 편파적인 시각이 드러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선수협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판정 시비가 아닌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심판의 권력 남용으로 규정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전반 수원 지소연이 전반전을 마친 뒤 경기잘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전반 수원 지소연이 전반전을 마친 뒤 경기잘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선수를 가장 가까이서 보호해야 할 심판이 도리어 양 팀 선수들 모두가 듣는 앞에서 특정 선수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안기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카드를 무기 삼아 권력을 휘두른 행태는 전 세계 어느 프로 리그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끔찍한 만행”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훈기 사무총장도 “상대 팀 서울시청 선수들조차 심판 입에서 나온 믿기 힘든 성희롱 발언을 똑똑히 듣고 깜짝 놀라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제2·제3의 지소연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선수들의 절박한 호소”라고 전했다.

 

최근 한국 축구 심판의 수준과 공정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K리그1과 K리그2에서도 연이은 오심으로 축구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선 문진희 전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무례한 태도로 축구 팬들에게 비판을 받은 것도 모자라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심판이 한 명도 배정되지 못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 축구에선 지면 심판을 욕해서 심판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궤변과 함께 한국 축구 심판들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을 자인하기도 했다.

 

선수협은 곪아 터진 심판 시스템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며 “문제투성이인 현재의 무자격 대행 체제를 당장 멈추고, 외부의 간섭이나 인맥이 배제된 완전히 새롭고 투명한 방식의 심판 배정 기구가 새롭게 출범해야 한다. 성희롱 심판을 당장 그라운드에서 퇴출하고, 축구협회 차원을 넘어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에 즉각 회부해 최고 수위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