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국민이 지켜봅니다’… 제주 경찰서에 CCTV 모형 풍자 광고

이제석씨 서부경찰서 일대 게릴라성 공익캠페인
“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본다” 문구
이씨 “15년간 경찰 관련 홍보… 이번엔 비판 메시지”

장기 실종 피해자 30대 여성 장모씨 사건을 허위 종결하는 등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진 제주에 경찰을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를 형상화한 공익광고가 등장했다.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운영하는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지난 30일 장씨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 인근과 실종사건 허위 종결 혐의로 구속된 부모(34) 경장이 근무하던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를 활용한 게릴라성 공익캠페인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운영하는 이제석 광고연구소 30일 제주시 한림읍과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를 활용한 게릴라성 공익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운영하는 이제석 광고연구소 30일 제주시 한림읍과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를 활용한 게릴라성 공익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광고에는 여러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여성이 CCTV 너머를 바라보는 모습과 함께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특히 제주서부경찰서 앞에는 실제 촬영 기능이 없는 CCTV 모형이 설치됐다.

 

이씨는 시민을 감시하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CCTV의 방향을 경찰로 돌려 공권력 역시 시민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광고에는 ‘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도 사용됐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씨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실종자 정보를 경찰 시스템에서 삭제한 사실이 드러난 뒤 경찰의 초동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련됐다.

 

특히 경찰의 실종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이 장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CCTV 영상 상당수가 보존기간이 지나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의 시신은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발견됐다.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운영하는 이제석 광고연구소 30일 제주시 한림읍과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를 활용한 게릴라성 공익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운영하는 이제석 광고연구소 30일 제주시 한림읍과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를 활용한 게릴라성 공익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특정 개인을 공격하기보다 시스템의 허점과 책임 문제를 풍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에 사용된 CCTV는 실제 촬영이나 녹화, 개인정보 수집 기능이 없는 모형이며 설치물은 당일 자진 철거됐다.

 

광고연구소는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등 이번 캠페인의 제작 과정 전반을 담은 영상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씨는 2011년 경찰청 공식 홍보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약 15년간 경찰과 치안 관련 기관들과 다양한 공익캠페인과 이미지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작업은 오랫동안 경찰을 응원해온 광고인이 처음으로 경찰 조직을 향해 비판적 메시지를 던진 캠페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오랫동안 경찰의 좋은 모습을 알리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 무겁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큰 공권력을 가진 조직이다. 더 큰 권한에는 더 큰 책임과 견제가 따라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찰이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