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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홍수 닷새째…홀로 60시간 버틴 6세 소녀 극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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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나흘째인 지난 29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데비가트 마을에 토사가 쌓여 있다. 누와코트=뉴스1
네팔 대홍수 나흘째인 지난 29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데비가트 마을에 토사가 쌓여 있다. 누와코트=뉴스1

 

네팔 홍수 닷새째인 31일 홀로 무려 60시간을 버틴 6세 소녀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30일(현지시간) 네팔 재난당국 등에 따르면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을 덮친 대홍수로 네팔에서만 900명 넘게 숨진 가운데 건물 잔해에 갇혀 있던 소녀가 구조돼 부모와 다시 만났다.

 

참사 닷새째 영안실이 포화해 당국이 신원 미확인 시신을 임시 매장하는 상황에서 전해진 기쁜 생존 소식이다.

 

◆ 고양이 울음인 줄 알았는데…잔해 아래 있던 아이

 

구조된 소녀의 이름음 마니샤 마가르다. 마니샤는 앞선 28일 라수와 지역 티무레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발견됐다. 홍수가 덮친 지 약 60시간 만이었다.

 

생존자를 찾던 구조대원들은 잔해 아래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소리를 처음에는 고양이 울음으로 여겼다.

 

이에 소리가 난 곳을 따라 흙과 구조물을 걷어내자 머리를 제외한 몸 대부분이 진흙에 묻힌 마니샤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조에는 약 2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직후 마니샤는 살아 있었지만 거의 반응하지 못했다.

 

구조대는 헬리콥터를 요청했으나 날씨가 나빠 곧바로 병원으로 옮기지 못했고, 티무레 국경초소로 데려가 체온을 유지하며 응급처치를 했다.

 

이후 물을 마신 마니샤는 의식을 되찾았고 밤을 보낸 뒤 29일 오후 헬리콥터로 수도 카트만두의 티칭병원 소아응급실에 이송됐다.

 

병원 측은 “마니샤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니샤의 부모 역시 홍수에서 살아남아 같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 30∼50구 자리뿐인데 시신 233구가 밀려왔다

 

한쪽에서 생존 소식이 전해졌지만 피해 지역의 시신 수습·보관 능력은 한계에 달했다.

 

홍수 발생 지점에서 약 160㎞ 떨어진 치트완 바라트푸르 강둑까지 시신이 떠내려왔지만 현지 공공·민간 영안실은 약 30∼50구만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정부 시설과 지역 단체 건물 등을 임시 안치소로 바꾸고 냉방시설과 드라이아이스를 확보하고 있다.

 

안내소를 설치하고 유해 사진도 공개해 실종자 가족의 신원 확인을 돕고 있지만, 물속에 오래 있었던 시신이 몬순 무더위 속에서 빠르게 부패해 육안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임시 영안실에서 일하는 교통경찰은 “매일 15∼20구의 새로운 시신을 발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수개월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DNA 남기고 임시 매장…유족 오면 다시 찾는다

 

치트완 당국은 지난 29일까지 수습한 시신 233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229구를 대상으로 바라트푸르 광역시 1구역 데브가트 공터에서 임시 매장 절차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96구가 이날 먼저 매장됐고 나머지도 신원 확인 자료를 확보한 뒤 순차적으로 묻기로 했다.

 

당국은 매장 전 시신을 촬영하고 신체적 특징과 착용 의류, 소지품 등을 기록한다.

 

지문과 유전자(DNA) 시료도 채취하고 시신마다 고유 식별번호가 적힌 강철 표지를 붙여 무덤 위치와 연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트완 경찰은 “향후 유족의 DNA와 일치하면 정확한 매장지를 찾아 유해를 다시 발굴해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팔 외교부도 “국제적 기준에 따라 임시 매장을 진행하며 유족이 확인되면 유해를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 사망 900명 넘어…실종자 수색은 계속

 

네팔 재난당국은 31일 사망자 903명, 실종자 4247명을 집계했다.

 

티베트에서는 30일 기준 16명이 숨지고 546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수색이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 바뀌고 있다.

 

이번 홍수는 지난 26일 오전 히말라야 산맥의 네팔 라수와 지역과 티베트 접경 일대를 덮쳤다.

 

빙하 아래 기반암이 무너지며 얼음과 바위, 녹은 물이 한꺼번에 계곡과 강으로 쏟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생존자 구조의 분기점으로 여겨지는 초기 72시간은 지났지만 네팔군과 경찰, 해외 전문팀은 피해가 집중된 라수와와 누와코트 지역, 수력발전소 터널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