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등 대통령 주재의 정부 공식회의에서는 가급적 ‘5극3특’이라는 국가 균형발전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이달 들어 국무회의와 ‘제2의 국무회의’ 격인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잇따라 참석하고 있다. 그간 국무회의에는 광역자치단체장 중 서울시장만 배석했는데 최근 관련 법 개정으로 전남광주특별시장과 시도지사협의회장도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박 시장은 2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얼마 전 민선 9기 출범 이후 첫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며 “국무회의 등에서는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인천시장으로서 필요한 부분은 다른 기회를 통해 충분히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재명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전략인 ‘5극3특’에서 인천 위치를 ‘이중소외’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벗어나자는 ‘5극3특’ 전략에서 인천은 수도권으로서 규제는 규제대로 받고, 대규모 투자에서는 소외되고 있다”며 “제가 민선 9기 인천 발전 전략으로 ‘ABC+E’를 내세운 배경”이라고 힘줘 말했다. ABC+E 전략은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문화(Culture)에다 에너지(Energy)를 삼은 것을 말한다.
박 시장은 “인천이 개항 이후 지금까지 잘해왔고, 강점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잘할 수 있는 산업을 골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시장은 “인천은 비수도권 지방정부와 경쟁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AI로 날개를 단 물류산업과 제약산업, K컬처, 풍력발전단지를 통한다면 대한민국이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3(주요 3개국) 국가로 도약하는 게 허황된 꿈은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7월 취임 전 인수위원회 진단을 통해 들여다본 인천시 살림살이는 비상 상황이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방세입 변동성, 의무지출 및 경직성 경비 상승 등 여러 요인이 수년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전임 시정부가 남긴 재정 부담과 국가적 세수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를 정면 돌파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천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8기 역점 사업을 돌아보며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민생 분야 ‘천원 시리즈’는 주민 수용성이 상당히 높았다. 다만 선심성·현금성 지원이 이뤄진 측면이 있다. 제물포 르네상스, 글로벌 톱텐시티, F1 유치 등은 공무원들조차 막연한 장기 계획에 의존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전임 유정복 시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이끄는 제물포르네상스의 경우 총예산 18조원 가운데 국·시비 3조원을 뺀 나머지 15조6000억원을 민간에서 끌어오겠다 했다. 그런데 이 사업의 집행 기간은 2040년까지다. 지난해 용역비로만 133억원이 들었다. 역시 집행 시기를 2050년으로 잡은 글로벌 톱텐시티는 재원 조달이나 어떤 실천적 방안조차 없었다. F1 그랑프리의 경우 톱다운 방식으로 내려진 과제라고 결론이 났다.”
―제2회 추가경정안을 보니 1조원이 넘었더라.
“규모는 1조원 넘게 커졌지만, 재정은 오히려 더 튼튼해졌다. 정부 추경에 따라 내려온 국비와 법령·협약상 반드시 써야 하는 필수경비에 반영해야 할 돈을 담았다. 급하지 않은 자체 사업에서는 2114억원을 덜어냈고, 지방채는 한 장도 발행하지 않았다. 채무비율도 15.0%에서 13.6% 수준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렇게 아낀 재원은 시민에 한 약속을 지키는 데 우선적으로 쓰인다. 불가피하게 중단된 지역화폐 인천이음 캐시백은 779억원을 반영해 추석 명절에 앞서 재개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덜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
―경기도 등에서 시·도 재정상황이 심각하다고 아우성이다. 인천시도 그러한가.
“시민 만족도를 가장 높여주고 있었던 이음카드 예산은 (민선 8기 시절) 올해 1년치를 앞서 6개월 만에 다 소진한 상태였다. 새로 추경을 심의·의결하지 않고서는 집행이 불가능했다. 6·3 지방선거에서 전면으로 내세웠던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가 늦어진 이유다. 빚을 내서 서두르기보다 곳간을 정확히 살핀 뒤 제대로 시작하기 위함이었다. 재정 점검에 더해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안으로는 출자·출연기관의 씀씀이도 원점에서 엄격히 들여다봤다. 경영 효율화가 부족한 기관에는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하겠다.”
―핵심 공약인 ‘ABC+E’ 전략에 대해 설명해 달라.
“먼저 공항과 항만 등 인천이 지닌 독보적인 입지에 ‘물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청라 미래차 커넥티드카 인증센터는 첨단 모빌리티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는 게 A의 청사진이다. 송도의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시밀러 위탁생산 클러스터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꾀할 방침이다. 이때 연구개발과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인천 바이오 과학기술원’ 설립이 주요하다. 문학경기장을 5만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아레나로 조성하는 게 ‘C’ 전략의 핵심이고, ‘E’는 옹진 앞바다에 공공주도 해상풍력 발전을 통한 에너지원 확보로 미래에 대비하는 밑그림을 담았다.”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은 ‘5극3특’이다. 수도권 일원인 인천의 생존방안은.
“수도권이란 획일적 프레임에 갇혀 역차별을 받는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해법은 빼기·나누기가 아니라 각 지역의 우수성을 키우는 상생이라고 본다. 인천 것을 지방에 넘기거나 지방의 몫을 가져오자는 게 절대 아니다. 수도권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겨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공급하고, 지방은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제조업·물류, 공항·항만이 탄탄한 인천만의 강점을 국가 전략과 연결하면 오히려 균형발전 정책에서 가장 모범적인 결과가 조기 예상된다. 중앙정부와의 재차 소통으로 이런 당위성을 입증하고 규제의 장벽은 뛰어넘겠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 돌파구는.
“1단계(석남∼청라국제업무단지), 2단계(∼청라국제도시) 개통이 모두 3∼4년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인수위의 보고가 있었다. 주민들은 행정의 불투명성과 도덕적 해이에 분노하고 있다. 민선 8기에서 올해 1월 공정 파행 실태를 인지했음에도 공개 없이 은폐가 이뤄졌다. 전방위적인 철도 차량 수급을 위한 ‘3트랙 대응체계’가 즉각 가동되고 있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다원시스 정상화 여부 대응, 신규 제작사 발주 카드 검토, 서울교통공사 보유 도시철도 예비차량 대체 투입 등이 그것이다. 할 수 있는 모든 결단과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1967년 인천 미추홀구 출생 ●동인천고 ●인하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한국·미국 공인회계사 ●금융감독원 회계감독국·공시감독국 ●한미회계법인 경인본부장 겸 부대표 ●제20·21·22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민선 9기 인천시장(7월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