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제주 실종여성 허위종결 사건을 계기로 전국 1만5100여건의 실종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과 제주 사건에 따라 경찰 신뢰에 금이 가면서 수사권을 방기하거나 남용한 수사관과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휘관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31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전국 (3년 내 종결된) 실종사건 31만건 중 현재 기준 1만5100건을 점검하고 있다”며 “비대면 건을 우선해서 신속하게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허위종결 정황이 나온 추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1월까지 실종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찰은 제주 실종여성 장모씨 사건을 허위종결한 부모(34) 경장이 자체 종결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해서도 20명 수준의 전담팀을 투입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부 경장은 지난해 3월10일부터 올해 7월23일까지 1년4개월 동안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 근무하면서 298건 중 63건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미입력하거나 삭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63건 중에는 다른 부서에서 접수 및 해제한 건수도 포함됐다.
부 경장은 실종팀 근무 약 16개월간 시스템 미입력 및 삭제 처리를 제외하면 총 235건을 자체 종결 처리했다. 이는 비슷한 기간 근무한 A 경찰관 137건, B 경찰관 37건보다 많은 수치다.
경찰은 주간 2명이 1조로 투입되다 보니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입력 등 업무 처리는 보통 팀의 막내인 부 경장이 맡았다고 설명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112사건 기록에 따른 종결 여부를 기록하며 별도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오인 신고 등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입력해야 한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 삭제 건수에는 실종 신고 이후 숨진 채 발견된 장씨도 포함된다. 부 경장은 장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 처리한 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입력하며 이 시스템에서 삭제했다.
미입력은 112 신고 단계에서 오인 신고나 곧바로 실종자가 발견된 경우에 해당한다. 이때는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 경장의 프로파일링 시스템 미입력 또는 삭제한 사건이 허위 종결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 경장은 장씨와 통화를 하지 않고 허위종결한 혐의에 대해 경찰에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본부장은 “(부 경장이) 범행 동기와 관련해 일부 얘기한 것은 있다”며 “해당 동기가 맞는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장씨 사인에 대해서도 여러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홍 본부장은 “국립과학수사원 부검 결과는 부패로 인해 사인이 불명하다는 것”이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 뭐가 진실인지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경찰은 수사권을 방기하거나 남용한 수사관과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휘관에게는 엄중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홍 본부장은 “최근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과 부 경장 사건에서 보듯 일부 담당자 일탈뿐 아니라 저를 포함한 관리자 지휘감독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점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경찰로부터 9월1일 허위종결 사건을 넘겨받는 제주지검은 장씨 시신이 발견된 8월24일 형사1부장을 주임 검사로 지정하고 소속부원을 팀원으로 한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상태다.
검찰은 초동 수사단계부터 경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안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건이 넘어오면 경찰 수사 기록을 토대로 부 경장의 범행 동기와 추가 허위종결 사례 및 피해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