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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국물에 달걀 깨 넣더니”…외국인 푹 빠진 조리법, K라면 수출 1조원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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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컵라면 국물에 달걀 넣어 ‘찜’…SNS에서 응용 조리법 확산해
상반기 라면 수출 9억3540만달러·27.9%↑…2023년 연간 실적 육박
삼양 2분기 해외매출 6458억원…농심 상반기 해외법인 6414억원

컵라면을 다 먹고 남은 매운 국물에 달걀 두 개를 깨 넣는다. 잘 섞어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붉은빛 달걀찜이 완성된다.

 

한국 라면이 해외에서 단순한 ‘매운맛 체험’을 넘어 달걀·치즈·마요네즈 등을 더한 다양한 응용 요리로 확산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한국 라면이 해외에서 단순한 ‘매운맛 체험’을 넘어 달걀·치즈·마요네즈 등을 더한 다양한 응용 요리로 확산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해외 소셜미디어(SNS)에서 공유되는 ‘K라면’ 활용법 가운데 하나다. 면을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남은 국물까지 또 다른 요리의 재료로 쓰는 것이다.

 

달걀노른자와 마요네즈를 넣어 신라면 국물을 부드럽게 만들고, 불닭볶음면에는 옥수수와 치즈를 얹는다. 면과 치즈를 라이스페이퍼에 싸 구워 먹는 조리법도 등장했다. 완제품으로 끓여 먹던 한국 라면이 현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변형되는 식재료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 SNS를 보면 한국인에게도 낯선 라면 조리법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남은 컵라면 국물에 달걀을 넣는 것이다. 면을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달걀 두 개를 풀어 전자레인지에서 익히면 달걀찜과 비슷한 음식이 된다. 해외에서는 ‘라면 에그 수플레’ 등으로 소개되고 있다.

 

신라면을 크리미하게 바꿔 먹는 조리법도 퍼져 있다. 달걀노른자와 마요네즈, 마늘 등에 뜨거운 면수를 섞어 국물을 만드는 식이다. SNS에는 수백만 조회를 기록한 관련 영상도 등장했다.

 

불닭볶음면은 변형 폭이 더 넓다. 옥수수와 치즈, 마요네즈를 더하거나 면과 치즈를 라이스페이퍼로 감싸 구워 먹는다. 삼양식품도 최근 불닭을 활용한 다양한 조리법을 공식 콘텐츠로 소개하고 있다.

 

한때 불닭볶음면을 얼마나 맵게 먹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불닭 챌린지’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재료를 더하고 맛과 식감을 바꿔 먹는 방식으로 콘텐츠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수출액도 빠르게 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K-푸드 플러스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9억354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더 선명하다.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이 수출한 라면은 9억5240만달러어치였다. 올해는 불과 6개월 만에 그 금액의 98%가량을 수출했다. 3년 전 연간 수출 실적을 사실상 반년 만에 따라잡은 셈이다.

 

수출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중국으로의 라면 수출은 상반기 2억176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4.9% 늘어 국가 기준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24.4% 증가한 1억7530만달러였다.

 

더 가파른 곳은 유럽과 중남미다. 유럽으로 나간 라면은 1억5030만달러로 47.5% 늘었다. 중남미 수출액은 3460만달러로 아직 절대 규모는 작지만 증가율은 150.9%에 달했다.

 

라면업체들의 실적에서도 해외 성장세가 확인된다. 삼양식품의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77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3%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6458억원으로 46.7% 늘며 처음으로 분기 6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의 83.8%를 해외에서 거둔 셈이다. 지역별로는 미주 매출이 2036억원으로 54%, 중국은 1810억원으로 44% 늘었다. 유럽 매출도 독일과 프랑스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806억원으로 61% 증가했다.

 

농심도 해외법인이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은 64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8% 늘었다. 전체 연결 매출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33.9%로 커졌다. 국내법인의 수출 실적까지 포함하면 해외사업 비중은 40.2%에 이른다.

 

미국 지역 외부고객 매출은 2873억원으로 10.6%, 중국은 1066억원으로 21.9%, 일본은 749억원으로 14.2% 증가했다. 특히 유럽법인의 외부고객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92억원에서 올해 803억원으로 뛰었다. 1년 새 8배 넘게 커진 규모다.

 

K라면이 팔리는 장소도 넓어졌다.

 

과거 미국 내 한인·아시아계 식품점을 중심으로 시장을 키웠다면 지금은 대형 유통채널에서도 한국 라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농심은 2017년 신라면을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공급한 뒤 코스트코와 크로거 등으로 판매망을 확대해왔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까지 늘리면서 아시아계 소비자 중심이던 판매 기반을 현지 주류 소비층으로 넓혀왔다.

 

삼양식품 역시 미국에서 메인스트림 유통채널과 아시아계 유통채널 입점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 등 중미지역 판매 증가도 미주 실적을 끌어올렸다.

 

SNS에서는 소비자가 자기 방식대로 라면을 다시 만드는 콘텐츠가 이어지고, 오프라인에서는 제품을 살 수 있는 유통망이 넓어지고 있다.

 

K라면이 일시적인 ‘매운맛 체험’에서 반복 구매하는 식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SNS 조리법을 따라 할 때는 컵라면 용기부터 확인해야 한다.

 

식품안전나라는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할 때 제품에 ‘전자레인지용’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사용시간과 온도 등 표시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안내한다.

 

특히 컵라면 뚜껑 등에 사용되는 코팅 알루미늄 등 금속 재질은 전자레인지 안에서 불꽃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지 확실하지 않다면 내용물을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옮겨 조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한때 K라면의 해외 인기는 ‘얼마나 매운맛을 견디느냐’로 상징됐다. 지금은 무엇을 넣고, 어떻게 바꿔 먹느냐까지 콘텐츠가 됐다.

 

상반기 수출액 9억3540만달러보다 더 눈여겨볼 변화도 여기에 있다. 한국에서 만든 라면이 외국인의 식탁에 올라가는 것을 넘어, 이제는 현지인의 주방에서 자기 방식의 한 끼로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