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나눠 맡은 동료에게 보상한 사업주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의 지난해 예산 집행률이 6.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지원 상한을 세 배로 올렸지만 7월 말까지 집행률은 19.1%에 머물렀다. 육아휴직자가 눈치를 보지 않고 제도를 쓸 수 있도록 신청·지급 방식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예산은 20% 줄이고 상한은 세 배로 올렸지만
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노동부의 육아휴직 업무분담 지원금 예산은 201억6000만원이다.
업무분담 지원금은 사업주가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근로자의 동료 근로자 최대 5명에게 금전 보상을 먼저 지급하면 정부가 그 사업주에게 사후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해 노동부는 이 부문 예산으로 251억7900만원을 책정했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16억5100만원으로 6.6%였다. 낮은 집행률이 문제로 지적되자 노동부는 올해 예산 규모를 201억6000만원으로 20% 줄이고 지원금 최대 액수는 세 배로 올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실제 집행된 금액은 38억5200만원으로 19.1%에 불과했다. 지원 인원자는 총 2525명으로 집계됐다.
노동부 일·생활균형 누리집 기준으로 현재 상한은 30인 미만 사업장 월 60만원, 30인 이상은 월 40만원이다. 동료를 5명까지 지정할 수 있지만 이들에게 준 보상 총액이 이 상한을 넘을 수는 없다.
지난해 월 최대 20만원을 동료 5명에게 나눠 주면 1인당 월 4만원이던 구조가 규모별로 다시 갈린 것이다.
◆ 같은 이름의 옆 갈래는 예산을 넘겨 썼다
반면 업무분담 지원금은 두 갈래로 운영된다. 2024년 먼저 생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업무분담 지원금은 지난달 말까지 57억5500만원이 집행돼 확보 예산 50억3400만원을 7억2100만원 넘겼다. 집행률 114.3%다.
육아휴직 갈래의 19.1%와 견주면 여섯 배 가까이 벌어진 수치다. 두 갈래를 합한 집행액은 96억700만원으로 합계 예산의 38.1%다. 한쪽은 돈이 모자라 다른 사업 예산을 끌어와야 하는데 다른 한쪽은 예산의 80%가 그대로 남아 있다.
육아휴직 갈래에 남은 163억800만원은 예산을 넘겨 쓴 근로시간 단축 갈래의 올해 예산 전체보다 세 배 이상 많다. 두 갈래는 동료의 업무 부담을 보상한다는 취지가 같고 신청 창구도 같다.
◆ 휴직자가 먼저 말을 꺼내야 한다
예산 집행이 저조한 데는 지원금을 신청하고 지급하는 방식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현재는 육아휴직자가 먼저 사업주에게 동료 근로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더 줘야 한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동료에게 보상을 준 사업주가 사후에 고용센터에 지원금을 신청해야 한다.
사업주가 고용센터에 인사명령서와 동료 근로자의 임금 명세서 등을 제출하면 노동부 심사를 거쳐 지원금이 지급된다.
신청은 업무분담자를 지정한 달의 다음 달부터 3개월 단위로 하고, 우선지원대상기업 사업주만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휴직자와 동료의 눈치 보기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사업주가 아닌 동료 근로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주는 형태로 신청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노동부는 “사업주 인식이 바뀌어야”
노동부는 사업주가 동료 근로자에게 자체적으로 보상을 늘리는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동료 근로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주는 것으로 인식되면 육아휴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정부 지원만으로 해결하려는 문화가 확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무엇보다 근로자가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육아휴직을 쓰기 위해 휴직자가 사업주에게 동료근로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먼저 지급하라고 말해야 하는 현재의 집행 방식은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신청은 어디서 하나
한편 업무분담 지원금은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장려금의 한 갈래로 관할 고용센터에 신청한다. 지급신청서와 육아휴직 실시를 확인할 수 있는 인사 발령 문서, 업무분담자에게 보상을 지급한 사실을 보여 주는 임금명세서를 함께 낸다.
육아휴직이 30일 이상이어야 하고, 신청은 육아휴직이 끝난 뒤 12개월 안에 해야 한다. 상한과 요건은 사업장 규모와 지정 인원에 따라 갈리므로 신청 전 관할 고용센터나 노동부 일·생활균형 누리집에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