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2조6000억원 규모의 특별회계 신설과 서남권 생산기지 구축, 인프라, 전문인력 양성 지원 같은 ‘반도체 예산’이 대거 반영됐다.
핵융합, 첨단바이오, 자율주행 같은 반도체를 이어 미래 먹거리가 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10대 전략기술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투자예산도 14.4% 늘린 41조원 규모로 마련했다.
1일 정부의 ‘2027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 반도체 분야 생산기반과 원천기술·인재양성 분야 예산만 3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1000억원이 증액됐다. 동시에 반도체산업 부문의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했다.
먼저 서남권 반도체 생산거점과 생태계 구축에 1조5000억원을 신규로 편성했다. 향후 4년간 총 지원 규모는 6조원이다. 2028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착공을 지원하기 위해 광주 군공항 이전에 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수도권 용인·평택 반도체 팹 조기 가동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도 지원할 계획이다.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인공지능(AI)모델·서비스를 최적화하는 기술개발과 함께 남부권(서남·동남·대경권) 반도체혁신벨트에서 특화인력 670명을 양성한다. AI반도체 등 설계 전문인력 1320명도 키운다.
반도체 산업 확대에 필요한 전력·용수·산업단지 등 인프라 확충에는 2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내년 5724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9조원을 투입해 10GW(기가와트)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하고, 전력수요가 높은 첨단산업 입지에 적합한 변전소를 설치한다. 서남권에는 하루 133만톤(t), 충청권에는 하루 38만톤 규모의 용수공급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해 내년 1277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2030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새만금 산업단지에는 임대용지 12만1000평을 공급한다. 정부는 반도체산업 부문의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했다. 이 중 1조5000억원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통합재정지원에 일부 활용됐다.
정부는 미래 경제성장 엔진을 확충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 육성 예산을 41조4000억원 편성했다. 올해보다 14.4%(5조2000억원) 증액됐다. 이 중 10대 전략기술분야 등에 15조원이 투입된다. 10대 분야는 AI, 첨단로봇·모빌리티, 차세대 보안·네트워크,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바이오, 차세대전지, 우주항공·해양, 혁신·미래소재, 미래에너지·원자력, 양자 등이다.
우주항공 분야는 2030년 달 착륙을 위한 착륙·발사체 개발 등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1조2000억원보다 6000억원 늘었다. 유전자 세포치료제와 재생의료 등 첨단바이오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1조7000억원, 자율주행차 실증차량 지원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에는 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자율주행 실증차량 지원은 올해 200대에서 내년 3000대로 늘린다. 핵융합, 혁신형 SMR(I-SMR) 등 미래 에너지원 투자도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와 연구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미래기술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역시 올해 35조5000억원에서 내년 39조5000억원으로 4조원 증가한다. SMR·핵융합·재생에너지·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첨단공급망을 ‘7대 SEED’로 정하고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에 재정을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의 R&D성과를 재투자로 연결하는 ‘투자형 R&D’를 도입해 단순 출연이 아닌 투자(지분확보) 방식으로 기업의 R&D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AI 분야 예산도 올해 8조4000억원에서 내년 12조2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 가운데 AI 모델 관련 투자는 2조2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3조원 증가한다. 정부는 독자적인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에 4조7000억원을 신규 배정한다. GPU 구매에만 3조9000억원이 투입되고, AI학습용 데이터에 8000억원,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해외 연구자 20명(250억원) 유치 예산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