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사흘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고창과 정읍에서 각각 실종됐던 60대와 70대 주민이 모두 경찰과 소방 당국의 수색을 통해 발견됐지만, 안타깝게도 숨진 상태였다. 농경지와 하천 주변을 중심으로 폭우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추가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고창경찰서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38분쯤 고창군 부안면 상등리 한 블루베리 농장에서 작업하던 A(60)씨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침수된 비닐하우스에서 아들과 함께 작업하던 중 아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실종됐다. 휴대전화도 꺼져 있어 경찰과 소방, 고창군청 직원 등이 농장 주변과 인근 하천을 중심으로 밤샘 수색을 벌였다.
당시 고창에는 시간당 최대 6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고, 사흘간 이어진 비로 농로와 농경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이 불어난 상태였다. 주진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아산면 일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50분쯤 블루베리 농장에서 70m가량 떨어진 갈곡천에서 고창군청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하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폭우 속에서 비닐하우스 주변 침수를 막기 위해 물길을 정비하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 등을 포함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읍에서도 논을 살피러 나갔다가 실종된 70대 주민 B씨가 수색 끝에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6시30분쯤 아내에게 “논에 가보겠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들이 B씨를 찾는 과정에서 논에서 삽과 고무신이 발견됐으며, 당시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수중과학수사대와 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을 벌였다. 이날 오전 6시51분부터 재개된 수색에서 오전 10시26분쯤 경찰 드론팀이 정읍시 구량마을 논에서 4㎞가량 떨어진 북면초등학교 인근 한교천 보 아래 수풀에서 B씨를 발견했으나, 역시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가족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집중호우로 농수로 안에 걸린 나뭇가지를 빼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한다.
폭우가 이어진 전북에서는 시설 피해도 급증했다. 전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31일 오후까지 군산 341㎜, 고창 242.7㎜, 부안 222.8㎜ 등 많은 비가 내렸으며 주택·상가·도로 침수 등을 포함해 모두 169건의 시설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고창과 부안 등 서부권을 중심으로 호우가 집중되면서 하천과 농경지 주변의 침수 위험이 커졌다. 전북도는 하천 변 산책로와 둔치주차장, 하상도로 등 위험지역 통제를 이어가며 추가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비가 그친 뒤에도 하천과 농경지 주변에는 급격히 불어난 물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주민들은 하천과 농수로, 침수 위험지역에 접근하지 말고 기상 및 재난 안내에 따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