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주국방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도 국방예산을 사상 처음 70조원 이상으로 편성했다. 남북 교류협력 재개에 대비한 남북협력기금도 1조원대를 유지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7년도 국방예산은 올해(67조7040억원)보다 8.2% 증가한 73조2777억원이다. 증가율은 2008년 이후 최대다.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으로 늘리는 데 공감한 가운데 자주국방을 위한 전력 증강에 본격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모양새다.
전력운영비는 5.9% 늘어난 50조416억원, 방위력개선비는 13.8% 증가한 22조7112억원으로 편성됐다. 이재명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핵심전력 확보 예산도 올해 18조6000억원에서 21조3000억원으로 늘렸다. 특히 핵추진잠수함 도입 예산 약 1000억원이 처음 반영됐다. 당초 200억원 안팎이 거론됐지만 정부 협의 과정에서 규모가 대폭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KF-21 전투기 양산에는 올해 1조4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3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중고도무인정찰기(MUAV)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전력화도 1년 앞당긴다. 군집드론 연구개발과 중거리·분대급 자폭드론 등 무인전력 확보도 추진한다.
장병 처우 개선을 위해 하사 1호봉 보수를 월 300만원 수준으로 올리고 단기복무 부사관 임관 장려금도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인상한다. 제초·제설·시설관리 등 비전투 임무를 민간에 맡기는 시범사업도 시작한다. 논란이 많은 사관학교 통합 관련 예산은 반영하지 않았다.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8년 예산 편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통일부의 내년도 예산·기금안은 올해보다 0.82% 늘어난 1조2549억원이다.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1조94억원으로 1조원대를 유지했다. 남북 경협 재개에 대비한 경협기반 융자는 590억원에서 1994억원으로 237.7% 급증했다. 평화·통일교육 예산도 159억원에서 253억원으로 늘려 평화공존과 대화·협력 중심의 교육을 강화한다. 북한자료센터를 동북아평화자료원으로 확대·개편하는 데도 156억6200만원을 투입한다.
외교부는 올해 3조6152억원보다 881억원 늘어난 3조7033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외교부 소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올해 2조1861억원에서 내년 2조1642억원으로 219억원 줄어든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문화, 기술 등 한국의 강점 분야와 정상외교 후속 조치, 공급망 확보 등 국익과 연계한 ‘전략적 ODA’에 투자를 집중한다. 사이버보안 예산은 올해 38억원에서 내년 155억원으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