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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꼼수’ 비례대표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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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지역구 254명과 비례대표 46명으로 구성된다. 지역구 의원은 선거구에서 유권자가 직접 선출한다. 비례대표는 과거엔 정당 득표 비율에 따라 단순 배분했으나 2020년 21대 총선부터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촉진한다는 차원에서 복잡한 산식(算式)에 따라 일정 의석을 보장하는 준(準)연동제가 도입됐다.

준연동제라는 이름은 정당 득표율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급격한 의석 배분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부분만 반영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맹점(盲点)이 ‘위성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처럼 거대 정당이 별도의 정당을 설립해 정당 득표율을 쓸어담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 이는 제도 도입 때부터 전문가들이 경고했으나 얼굴에 철판을 깐 양대 정당은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보했다.

이 꼼수 제도의 수혜자가 바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다. 용 후보자는 21대, 22대 총선에서 각각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다. 용 후보자는 위성정당 소속으로 당선한 뒤엔 출당 형식으로 소속 정당에 복귀했다. 비례대표 연임도 이례적이지만, 이번엔 비례대표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할 의사를 밝혀 소위 ‘용혜인 사태’를 불러왔다. 친명(친이재명)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마저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진보진영인 정의당에서도 용 후보자의 발탁에 대해 위성정당 정치의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할 정도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용 후보자를 겨냥해 ‘위장 제명’ 형식으로 당에 복귀하는 경우 국고보조금 배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용혜인 금지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용 후보자는 당의 생존을 위해 사퇴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장관의 비례대표 의원 겸직 제한이 헌법·법률 규정 사안이 아니라 무조건 비난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소수 정당의 특수성을 핑계 대는 용 후보자의 함량 미달, 몰상식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 말 많은 의원 겸직과 ‘꼼수’ 비례대표제에 대해 손볼 때가 된 것은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