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내건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첫 삽을 충남 아산에서 뜬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삼성디스플레이 67조원 투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정부와 충청권이 발표한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계획이 아산에서 잇따라 실행 단계에 들어서면서 삼성의 충청권 메가프로젝트가 아산을 중심으로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산 온양사업장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하며 3대 메가프로젝트의 전국 첫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산에 67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거점을 확대한다.
삼성의 초대형 투자가 계획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데는 충남도와 아산시의 신속한 행정지원이 한몫하고 있다.
충남도는 1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시,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와 ‘충남 첨단산업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는 박수현 충남지사와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오세현 아산시장,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본부장, 이종식 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 투자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인허가뿐 아니라 전력과 용수 공급까지 관계기관이 함께 지원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온양 HBM 이어 디스플레이까지…아산 ‘삼성 113조’ 현실화
삼성은 지난 7월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권에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아산에는 삼성디스플레이 67조원,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HBM 후공정 분야 46조원 등 총 113조원 규모의 투자가 집중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IT용 OLED를 비롯해 XR·자동차·휴머노이드·웨어러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아산디스플레이시티2 일반산업단지 내 9만9141㎡ 부지에 오는 2028년 6월까지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67조원 규모 장기 투자의 첫 단계가 실제 사업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의 온양사업장 HBM 생산시설 증설도 아산시의 신속한 행정지원으로 착공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약 1조 3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26년 하반기 착공해 2029년 5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약 700명의 직접고용과 2조 6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의 아산 투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동시에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투자 뒷받침하는 아산시 ‘하이패스 행정’
삼성 투자의 실행 속도를 끌어올린 핵심에는 아산시의 ‘하이패스 행정’이 있다.
아산시는 삼성의 113조원 투자 발표 직후 김범수 부시장을 단장으로 12개 국·소, 29개 부서가 참여하는 ‘삼성 투자 행정지원 추진단’을 가동했다. 사전상담창구와 실무종합심의회를 운영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를 병렬적으로 진행하면서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증설에 필요한 행정처리 기간을 통상 10~12개월에서 약 3개월로 단축했다. 재해영향평가 협의 기간은 45일에서 7일로, 도로점용 처리기간은 5일에서 하루로 줄였다. 기업이 행정절차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기업의 투자 속도에 맞추는 방식이다.
이 같은 아산시의 속도 행정은 삼성디스플레이 투자로 확대되고 있다.
충남도 역시 민선9기 출범 이후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도·시군과 기업,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충남 첨단전략산업 대도약 전담조직(TF)’을 가동하고 기업별 전담 공무원과 핫라인, 신속 인허가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서는 한전과 수자원공사까지 참여해 첨단산업 투자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 확보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전력·수력·인력 등 ‘3력 혁신’이다.
◇공장만 짓는 게 아니다…지역기업·청년·상권까지 연결
충남도와 아산시가 삼성 투자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공장 증설 자체에만 있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추가 투자와 집적, 일자리 창출, 민간투자 확대로 이어져 지역경제 전체를 움직이는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산시는 최근 지역건설산업활성화협의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형 공사에 지역 업체와 자재·장비 활용을 늘리고 지역 협력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아산 청년 우선채용과 지역 인재 양성, 협력업체 육성 등을 통해 투자 효과가 지역에 선순환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삼성 투자에 따른 인력 유입에 대비한 공동주택과 민간개발사업 활성화, 소비 증가와 상권 활성화도 함께 추진한다. 삼성 투자 → 신속 행정 → 공장 착공 → 지역업체 참여 → 청년 일자리 → 민간투자·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67조원 투자는 충남 첨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기업의 투자 결정이 실제 투자와 성공으로 이어질 때까지 끝까지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현 아산시장도 “기업들이 인허가부터 기반시설 확충, 인력양성, 협력기업 유치까지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아산의 성장이 곧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가 되도록 발로 뛰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충청권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된 이후 아산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가 잇따라 실행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정부가 메가프로젝트의 청사진을 제시하자 아산과 충남은 행정으로 속도를 붙였고, 삼성은 실제 투자로 답하는 산관협력이 이뤄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