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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첫 靑 실장급 사퇴…사퇴 형식·시점도 주목 [청와대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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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하루는 곧 국정의 흐름이다. 한마디 발언과 하나의 일정, 작은 결정 하나에도 정부가 향하는 방향이 담긴다. ‘청와대 24시’는 대통령의 말과 대통령실의 움직임을 하루 단위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주요 발언과 정책, 현장의 분위기를 핵심만 간결하게 담았다. 오늘의 국정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읽는 기록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재명정부 출범 15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전날 사의를 표명한 김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실장급 참모가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실장이 물러난 데는 악화한 부동산·증시 민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에서 김 실장이 그대로 자리를 지킬 경우 보수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모습. 2026.9.1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2026-09-01 09:00:13/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모습. 2026.9.1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2026-09-01 09:00:13/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①개각 발표 하루 뒤 사의 표명한 김용범…경제·부동산 민심 악화 영향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에 이 대통령은 오늘(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의 사의 표명은 경제·부동산 부처 수장이 교체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지난달 30일 개각에서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홍지선 국토교통부 1차관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각각 지명됐다. 당시 김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정책라인은 인사 대상에서 빠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세제 개편 등을 둘러싼 비판이 국정 지지율 하락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인사 개편 과정에서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김 실장이 유임되자 쇄신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는 커졌다. 결국 개각 하루 뒤 김 실장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재명정부 1기 경제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양새가 됐다.

 

김 실장은 정부 출범과 함께 대미 통상협상과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자본시장 활성화와 부동산 정책을 두루 조율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그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미국 측 핵심 당국자들과 직접 접촉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과 소통하며 대미투자 협상을 이끌었다. ‘3대 메가프로젝트’의 밑그림을 만드는 데도 관여했다. 통상과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이 대통령의 신임 속에 정책 추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본시장과 부동산 정책에서는 거센 역풍을 맞았다. 김 실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내걸고 금융규제 혁신을 추진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책임론에 휩싸였다. 그는 앞서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다양한 레버리지 상품과 개별주식 ETF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금융당국에 검토를 주문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개인투자자 손실이 커지면서 야권은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확산됐다.

 

김 실장은 부동산 주요 정책도 물밑에서 조율해 왔다. 지난 6월에는 “닥치고 지어야 한다”며 공급 확대 기조를 강조했지만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세제개편안이 반발을 부르면서 당정이 일부 수정에 나서야 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도 투자자 반발을 샀고 이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했다. 

 

②靑 “정책 집행 원활한 동력 제공하기 위한 참모진 교체”

 

사퇴 형식과 시점도 눈에 띈다. 김 실장은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향후 경제정책 구상을 밝히며 업무 의지를 드러냈다. 하루 뒤 발표된 개각에서도 교체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장관을 바꾸고도 김 실장을 남겨둔 데 대한 비판이 이어진 뒤 31일 먼저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하루 만에 이를 수리했다. 김 실장이 세제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 작업을 일단락한 시점이라는 점도 사퇴 결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실장 유임 기조에서 갑자기 사퇴로 바뀐 것을 두고 뜻밖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여론을 감안할 때 청와대가 차분하게 인사를 조율할 시간을 갖지 못한 채 긴급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흘러나왔다.

 

청와대는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의 평균 재임 기간이 1년2개월에서 1년6개월 정도”라며 “정책 집행에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일종의 참모진 교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적 개편 역시 “2기 경제정책라인 활성화 및 가속화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재명정부의 첫 정책실장으로서 맡은 소임을 마쳤다”며 청와대 정책실 직원들에게 쓴 작별인사 메시지 내용을 올렸다. 김 실장은 직원들에게 “정책실이 해낸 일은 여러분이 해낸 일”이라며 “우리가 만든 결과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총리 후보자인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총리 후보자인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李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희망 만드는 예산안 돼야…정치권 대승적 협력 기대”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 “국민 모두에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만드는 예산안이 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승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이 ‘저성장 고착화’와 ‘잠재성장률 반등’이라는 갈림길 앞에 서 있다고 진단한 이 대통령은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다시 이를 통해 재정 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 질서의 격변 속에 내년도 예산안은 대한민국을 초격차 선도국가로 도약시키는 든든한 디딤돌이 돼야 한다”며 “아울러 지금 금리 상승은 피할 수가 없다. 금리 상승에 따른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이 정교한 역할 분담에 나서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회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정부도 이를 적극 존중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