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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완구 20개 중 7개 기준 초과…프탈레이트 최대 17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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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서 ‘말랑이’로 불리는 촉감 장난감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서 ‘말랑이’로 불리는 촉감 장난감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14세 이상’이라고 표시된 완구·문구류 20개를 어린이제품 안전기준에 견줘 시험했더니 7개에서 기준을 넘는 유해물질이나 안전 결함이 나왔다. 기준을 초과한 7개 제품은 법을 어긴 제품이 아니다. 포장에 ‘14세 이상’ 넉 자가 적히는 순간 그 기준의 적용 대상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검사 대상은 시중에서 팔리는 사용연령 ‘14세 이상’ 표시 제품 20개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랑이·왁뿌볼(왁스로 코팅한 점토 완구) 같은 촉감형 제품 13개와 파티용품 3개, 열쇠고리 2개, 스티커 1개, 아크릴 마커 1개로,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 국내 문구점에서 구매했다.

 

조사 결과 기준을 넘긴 제품은 촉감형 5개와 스티커 1개, 키캡 모양 열쇠고리 1개 등 7개였다. 검사한 20개의 35.0%다. 최근 어린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촉감형만 놓고 보면 13개 중 5개로 38.5%다.

 

서울시는 제품에 적힌 연령 대신 8세 이상 어린이제품 기준을 적용했다. 표시는 ‘14세 이상’이지만 실제로 쓰는 쪽은 어린이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촉감형 제품 3개의 표면과 장식에서는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의 최대 164.2배로 나왔다. 제품을 담은 지퍼백 같은 포장재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142.7배, 발암물질인 카드뮴이 1.5배 검출됐다.

 

가장 높은 값은 스티커에서 나왔다. 뒷면 접착부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의 176배, 카드뮴이 5배였다.

 

배수만으로는 크기가 잡히지 않는다.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총 함유량을 0.1% 이하, 카드뮴을 1㎏당 75㎎ 이하로 정하고 있다.

 

이 기준을 되짚으면 176배는 함량 17.6%, 164.2배는 16.42%, 포장재의 142.7배는 14.27%가 된다. 스티커 뒷면 접착부 무게의 6분의 1이 넘는 양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라는 뜻이다. 카드뮴 5배는 1㎏당 375㎎에 해당한다.

 

용출시험에서는 2개 제품에서 폼알데하이드와 메탄올, 붕소가 기준값을 넘었다. 폼알데하이드는 눈·코·피부를 자극하고, 메탄올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일으키며, 붕소는 과다 노출되면 생식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왁뿌볼 1개에서는 3세 미만 어린이용 제품에 쓸 수 없는 방부제 성분인 CMIT와 MIT가 각각 1㎏당 2.5㎎과 0.8㎎ 나왔다.

 

키캡 모양 열쇠고리 1개는 유해물질이 아니라 구조가 문제였다. 잡아당기는 인장시험 도중 안에 든 작은 전지가 떨어져 나왔다. 어린이가 삼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은 어린이제품을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용하거나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를 위하여 사용되는 물품’으로 정의한다. 안전인증이나 안전확인을 받고 KC 마크를 붙여야 하는 의무도 이 정의 안에 든 제품에만 걸린다.

 

반면 ‘14세 이상’이라고 표시하면 그 정의 밖으로 나간다. 어린이제품 안전기준을 지킬 의무가 없고, 지키지 않아도 위반이 아니다. 이번에 나온 7건이 ‘부적합’이 아니라 ‘비교시험 결과’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넘어선 기준은 애초에 그 제품에 적용되지 않는 기준이었다.

 

차이는 조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서울시가 기준을 넘긴 해외 플랫폼 판매 제품을 두고 한 일은 판매 중단 ‘요청’이다. 리콜 명령이나 판매 금지 처분이 아니다. 근거로 삼을 위반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서울지역 초등학교에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고 종로구 창신동 완구거리에 안내물과 현수막을 걸었다.

 

서울시는 이달 어린이용 학용품과 책가방으로 검사를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