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정육 코너에서 삼겹살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원산지와 가격만 따지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돼지고기에도 브랜드와 품종, 생산 과정까지 따져보기 시작했다.
정육업계도 단순히 ‘국산 돼지고기’를 파는 데서 벗어나 품종 차별화와 프리미엄 제품 개발, 가공식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드람과 하이포크, 선진포크한돈, 포크밸리, 농협목우촌 프로포크 등 주요 브랜드가 품질과 소비자 인지도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선두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인 곳은 도드람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식품 브랜드 도드람은 지난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대표 브랜드 ‘도드람한돈’이 돈육 부문 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7년 연속 수상이다.
올해 시상식은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고 소비자 투표 등을 토대로 분야별 대표 브랜드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드람한돈은 돈육 부문 수상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도드람은 종돈과 사료, 사양관리부터 도축·가공·유통·판매까지 이어지는 생산 과정을 관리하는 계열화 시스템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돼지 도체의 부위별 데이터를 수집하는 자동등급판정기술 ‘오토폼Ⅲ’를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프리미엄 돼지고기 ‘THE짙은’, 캔 형태의 돼지고기 제품 ‘캔돈’, 고단백 제품인 훈제 안심·훈제 족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돼지고기 판매에 머물지 않고 ‘전문식품 브랜드’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도드람만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팜스코의 ‘하이포크’는 올해 ‘202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에 선정됐다. 1993년 냉장 돈육 브랜드로 출발한 하이포크는 생산·가공·유통 전 과정에 품질 관리 체계를 적용하며 브랜드육 시장을 공략해왔다.
별도의 ‘2026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에서도 15년 연속 수상했다. 단순한 신선육 경쟁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대표 제품이 ‘하이포크 블랙’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우리흑돈’ 유전자를 활용한 교잡돈을 토대로 팜스코가 상품화한 프리미엄 돼지고기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5년 약 3만 마리 규모로 출하를 시작했으며 2026년 이후 연간 17만 마리 수준까지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하이포크는 지난 6월부터 하이포크 블랙을 쿠팡 로켓프레시에 입점시키며 소비자 직접 판매까지 확대했다. 일부 외식·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던 프리미엄 돼지고기를 온라인 소비시장으로 끌어낸 셈이다.
품질 인증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6년 우수 축산물 브랜드’에는 한우 18개와 한돈 10개 등 모두 28개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돈 분야에서는 선진의 ‘선진포크한돈’, 부경양돈농협의 ‘포크밸리’, 농협목우촌의 ‘프로포크’가 제1회 인증부터 20회 연속 선정됐다. 장기간 품질 관리 수준을 유지했다는 의미다.
포크밸리는 브랜드 자체의 경제적 가치도 키우고 있다.
산업정책연구원이 재무성과와 소비자 브랜드파워 등을 토대로 산출한 포크밸리의 브랜드 가치는 2025년 약 3098억원으로 평가됐다. 2019년 886억원과 비교하면 약 3.5배 수준이다.
포크밸리는 지난해 ‘깨끗한 축산농장’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를 별도로 선보이는 ‘포크밸리 THE깨농’도 출시했다. 자체 품질인증과 저탄소·친환경 생산까지 브랜드 경쟁 요소로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에는 ‘2026 대한민국 브랜드 명예의전당’ 한돈·육가공품 부문에서도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
농협목우촌의 ‘프로포크’ 역시 지난해 ‘우수 축산물 브랜드’ 20회 연속 인증을 기록했다. 목우촌은 프로포크를 비롯해 햄·소시지와 가정간편식(HMR), 냉동식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신선육에서 가공식품까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한돈 브랜드의 경쟁 방식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국내산 돼지고기’라는 원산지와 신선도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품종과 사육 방식, 데이터 기반 선별, 동물복지·친환경 인증은 물론 간편식과 프리미엄 제품 개발까지 경쟁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선진 역시 식육 부문에서 ‘선진포크’를 주력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동물복지 돼지고기와 온라인 유통 등을 강화하고 있다. 선진의 올해 1분기 식육 부문 매출은 13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56억원보다 약 10% 증가했다.
결국 한돈 시장의 승부처도 ‘누가 돼지고기를 더 많이 파느냐’에서 ‘어떤 돼지고기를 어떤 브랜드로 파느냐’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가격과 원산지 중심이던 정육 매대에 ‘브랜드’라는 새로운 경쟁축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