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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지금 ‘헌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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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동체 유지의 버팀목… 가치 되새겨야

‘Constitution(컨스티튜션)’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우리말로 하면 ‘헌법’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함 이름이기도 하다. 1797년 미국이 건조한 호위함의 이름이 컨스티튜션이다. 이른바 ‘헌법함’이다. 이 군함은 보스턴에 정박해 있으며 아직도 항행할 수 있다.

지금 미국을 생각하면 상상이 안 가겠지만, 당시 미국은 2등국가였다. 강대국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막 끝낸 직후여서 나라에 돈이 없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강대국은 미국을 업신여겼다. 그런 처지에 힘들게 건조한 6척의 호위함 중 하나가 컨스티튜션이다. 이 헌법함은 첫 해외원정인 1차 바르바리 전쟁과 1812년 미·영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미국은 목조군함인 컨스티튜션을 지금까지 계속 보수하며 유지했고 해군 함정으로 뒀다.

이도형 산업부 차장
이도형 산업부 차장

미국인에게 ‘헌법’은 법 이상의 의미다. 201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스파이 브릿지’에도 잘 나온다.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을 변호한 제임스 브릿 도노번(톰 행크스)은 국익을 이유로 아벨이 자신에 얘기한 정보를 국가에 넘겨달라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에게 일갈한다.

“나는 아일랜드 혈통이오. 당신은 독일 혈통이지. 그런 우리가 하나로 묶이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헌법이라는 것이다. 이 개자식아.” 미국은 물론, 문명국가의 헌법이 모두 규정한 ‘신체의 자유’를 상기시킨 장면이다.

인간은 결국 이기적이다. 그런 인간이 모인 공동체가 움직이려면 모든 이가 동의하는 가치에 대한 신봉이나 동의가 중요하다. 내가 속한 집단에 확신이 있어야 이기적인 생명체들이 움직인다.

어떤 국가에겐 혈통, 어떤 공동체엔 종교, 어떤 집단에는 합의된 경험이다. 하지만 이민자들이 모여 만든, 신생 독립국 미국에는 그런 게 없었다. 미국인들은 결국 헌법에서 길을 찾았다. 스필버그가 영화를 통해 강조한 것도 ‘헌법의 가치와 중요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미국뿐일까?

더 모든 것이 형해화하고 있는 곳이 한국이다. 헌법적 가치에 대한 존중은 사라진 지 오래고 서로를 적대시한다. 이념, 지역, 세대, 성별, 직업 할 것 없이 서로 갈라져 눈을 부라리며 노려보기 일쑤다.

우리는 내부를 단단히 묶는 공통의 이념을 가지지 못했다. 서구권의 기독교와 중동의 이슬람 같은 종교적 결속력도 없고, 전통에 대한 존중 역시 멀어지고 있다. 그나마 있던 민족주의적 공동체 의식은 개인주의 바람 확산 속에 희미해져 간다.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가 더없이 소중한 이유이다. 우리 사회는 헌법 질서를 통해 최고권력자 두 명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온 국민은 대한민국 헌법 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를 제대로 익혔다.

이를 포함해 우리 헌법은 총 130조항이다. 지켜야 할 조항은 반드시 지키도록 해야 하고, 헌법 제·개정 때와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과 시대 변화에 맞게 손질해야 하거나 추가해야 할 조항이 있다면 국민의 뜻을 모아 그리해야 한다.

대한민국 공동체가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할 수 있는 건 헌법 질서와 가치를 수호하는 게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