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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베선트 “엔화 저평가… 日 ‘단호 조치’ 지지” 금리인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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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 조정 여부 ‘촉각’

美·日 환율 공조 한 달… 약세 계속
日銀 총재에 ‘건전통화 정책’ 강조
英·獨 등 글로벌 국채금리도 폭등

시장선 ‘9월 인상 확률 94%’ 평가
우에다 총재 “매 회의서 논의할 것”
日내각·여권은 적극재정 기조 고수

스콧 베선트(사진)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일본 엔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이에 대한 일본의 ‘단호한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미·일이 환율 공동 개입에 나섰는데도 다시 엔저(엔화 약세) 흐름이 나타나자 일본 측에 금리 인상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장에서는 이달 중 일본 금리가 인상될 확률이 90%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일본 정부·여당은 엔저와 장기 국채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 적극재정 기조를 고수했다.

 

1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게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의 단호한 시장 및 통화정책 조치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미·일 간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의 안정과 과도환 환율 변동성 회피를 위해 “통화정책을 건전하게 수립하면서 이를 (시장과) 적절히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엔화 약세가 일본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이 ‘건전한 통화정책’과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은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 미·일 금리차를 줄이고, 시장에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신호를 명확히 보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엔저와 일본 국채금리 상승이 미국 금리를 끌어올릴 위험성을 경계하고 있다. 에린 브라운 미 재무차관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일본은 주요 국가의 국채 및 정부기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3%대에 도달한 일본 장기금리는 “미국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3%까지 올라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2일에도 한때 3.015%까지 상승했다. 이란 전쟁 재격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각국의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확대 등으로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 4.799%까지 오르는 등 전 세계 국채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영국에서도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장중 5.919%까지 오르며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10년 만기 금리는 5.224%로 2008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장중 3.339%까지 올라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이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수십년간 초저금리 환경이 이어졌던 일본에서 국채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빼 국내 자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호주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 추가적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각국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이 커지고 가계와 기업에도 연쇄적으로 여파가 미친다. 특히 일본은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1조달러(1368조원)가 넘는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미 국채 대량 매각에 나설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포함해 매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단기 금융시장 분석업체인 도탄리서치에 따르면 시장이 보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지난달 10일 67%에서 전날 94%까지 올라갔다. 오는 17·18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가 현행 1%에서 인상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성장 투자·방위 예산 확대, 식료품 소비세율 인하 추진 등에 따른 재정 건전성 우려가 엔저와 국채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로부터 일본 재정에 관한 우려는 없었나’라는 질문에 “놀라울 정도로 없었다”며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주요 7개국(G7) 중에서 일본이 가장 작다”고 답했다. 자민당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도 이날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는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며 정책 수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을 문제시하는 시각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