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미혼인 30대 10명 중 6명은 생활권 안에 ‘집 밖에서 자신이 있을 곳’이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청년의 은둔 위험을 일자리 문제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3일 일본 어린이가정청이 공개한 ‘젊은이 10만명 종합조사’ 중간 집계를 보면 미혼 남성 30∼34세의 58.9%가 일상생활을 하는 범위에 집 이외의 거처가 없다고 답했다.
이런 경향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35∼39세는 62.8%였다. 미혼 여성은 30∼34세 59.1%, 35∼39세 61.8%로 집계됐다.
또 도움을 받을 입구도 좁았다. 생활권 안에 직접 찾아가 이용할 수 있는 민간·행정 상담기관이 없다고 느낀 비율은 미혼 30대 남녀 각각 56.0, 57.9%였다. 집 밖 거처와 상담 통로의 부재를 호소한 응답이 많은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는 일 자체가 어렵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었다. 전체 유효 응답자 가운데 ‘남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은 51.7%에 달했다 그중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응답도 50.5%로 나타났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기도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운 이중고가 이들의 고립을 가중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한창 사회생활하는 30대 젊은 층에서 이런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미혼 30대만 떼어 보면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응답은 남성 30∼34세 53.3%, 35∼39세 54.4%였다. 여성은 각각 61.3%와 63.2%로 더 높았다.
관계 단절을 주관적으로 느끼는 비율도 컸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있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은 미혼 30대 남녀에서 59.0∼62.7%, 외롭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은 71.1∼74.4%였다.
어린이가정청은 “미혼 30대가 남녀 모두 생활 만족도가 낮고 고독·고립감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고립됐다는 불안감이 집 밖 활동과 관계를 줄이고, 머물 곳과 상담 통로를 잃은 상태가 도움 요청을 어렵게 해 취업 등 사회 참여를 다시 멀어지게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펴낸 ‘히키코모리 지원 핸드북’에 따르면 지원 대상을 사회적으로 고립돼 고독을 느끼거나 여러 어려움을 안은 사람으로 폭넓게 본다.
스스로 도움을 구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관계기관과 연결해 드러나지 않은 필요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생성은 고립 청년의 사회 참여나 취업만을 요구하는 것을 지원의 목표로 삼지 않는다. 당사자가 자신의 속도에 맞춰 원하는 삶과 사회와의 관계를 정할 수 있도록 돕는 ‘자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누군가에게 당연한 일이 이들 히키코모리들에겐 어려운 일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방문형 지원과 동료 지원, 전화·메일·사회관계망서비스 상담 등을 함께 열어 두도록 했다.
전문가는 고립 청년 지원의 첫 질문도 ‘왜 일하지 않느냐’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집 밖에서 안전하게 머물 곳이 있는지, 어려울 때 손을 내밀 사람과 통로가 있는지를 취업 상태와 함께 확인해야 은둔이 장기화하기 전 사회와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는 5월20일부터 8월5일까지 조사회사에 등록한 15∼39세 인터넷 모니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7월23일까지 답한 10만1950명 가운데 유효 응답 6만7905명을 먼저 집계한 잠정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