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상태이거나 입자가 작은 음식도 싱크대에 버리면 배관이 막힐 수 있다. 식용유와 고기기름은 물론 우유·소스·밀가루·커피 찌꺼기도 주의해야 한다. 싱크대에 버리지 말아야 할 음식과 올바른 처리법을 알아봤다.
◆ 식용유·고기기름…배관 안에서 단단한 침전물로
싱크대 배관을 주로 막는 것은 각종 기름과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이다. 튀김에 사용한 식용유와 프라이팬에 남은 고기기름, 버터·생크림이 든 소스, 참치 통조림 기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름은 따뜻할 때 액체 상태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점성이 커지거나 굳어 배관 벽에 달라붙을 수 있다. 여기에 물에 녹지 않는 음식물 찌꺼기 등이 엉기면 덩어리가 커져 배관을 막기도 한다.
배관 안의 기름은 온도가 낮아지면서 굳고 다른 물질과 반응해 단단한 침전물을 만들기도 한다.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수관의 지방·기름 침전물에서 지방산과 칼슘이 반응해 생긴 금속염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Water Research’에 발표한 후속 연구에서 콘크리트 하수관과 비슷한 환경을 재현했다. 실험 결과 산성 환경에서 콘크리트의 칼슘이 녹아 나와 지방산과 반응했다. 소량의 기름을 더했을 때는 배관 표면에 침전물이 훨씬 쉽게 생겼다.
조리 후 남은 기름은 배수구에 흘려보내지 말고 따로 버려야 한다. 소량은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닦아 종량제봉투에 넣는다. 식용유가 많이 남았다면 충분히 식혀 용기에 담은 뒤 폐식용유 수거함에 배출한다. 삼겹살 등을 굽고 나온 동물성 기름은 굳혀 일반쓰레기로 버린다.
◆ 우유·밀가루·커피 찌꺼기도 주의
우유·생크림·요구르트 등 유제품에 든 지방은 배관 안의 기름때나 음식물 찌꺼기에 달라붙어 쌓일 수 있다. 위스키 등 증류주에 크림과 설탕을 넣어 만든 크림 리큐어도 같은 이유로 배수구에 버리지 말아야 한다. 남은 유제품은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흡수시켜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밀가루는 물에 완전히 녹지 않고 기름과 섞이면 덩어리져 배관 안에 남을 수 있다. 기름을 잘 흡수해 프라이팬을 닦을 때 쓰이기도 한다. 이때 팬에 밀가루를 조금 뿌리고 종이행주로 닦아낸다. 기름과 밀가루가 묻은 종이행주는 일반쓰레기로 버린 뒤 팬을 설거지한다.
커피 찌꺼기는 물에 녹지 않는다. 입자가 작아 거름망을 통과하면 배관이 휘어진 곳에 가라앉거나 기름때에 달라붙을 수 있다. 물기를 뺀 뒤 거주 지역의 분리배출 기준에 따라 버린다.
라면 국물이나 육수, 크림소스에도 기름이 들어 있다. 남은 건더기는 음식물쓰레기로 분리하고, 그릇에 소량 남은 국물과 소스는 종이행주로 닦아낸다.
◆ 뜨거운 물·베이킹소다로 기름때 없앨 수 있을까
기름을 배수구에 버린 뒤 뜨거운 물을 부으면 묽어져 쉽게 내려간다. 그러나 배관 안쪽으로 흘러간 기름은 식으면서 점성이 커져 벽에 달라붙을 수 있다. 이미 굳은 기름때는 뜨거운 물이나 세제를 써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싱크대 배수구를 청소할 때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함께 부어 거품을 내는 것은 청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산성인 식초와 염기성인 베이킹소다가 만나 중화 반응을 일으키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거품이 생긴다. 하지만 이 거품만으로 배관 벽에 굳은 기름때를 제거하거나 막힌 곳을 뚫기는 어렵다.
싱크대 거름망에 음식물이 쌓이면 바로 비우는 것이 좋다. 물이 잘 내려가지 않거나 악취·역류가 계속되면 여러 세정제를 섞어 붓지 말고 전문업체에 점검을 맡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