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대구시장이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 및 운용계획’과 관련해 지방재정의 자주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운용방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추 시장은 3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2027년 미래대응기금 운용계획’에 대한 시의 기본 입장을 밝혔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내국세 추세선을 상회하는 추가 세수 등을 재원으로 약 162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53조원을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추 시장은 “미래를 대비한 전략적 투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며 기금 신설 여부는 중앙정부가 판단할 사항”이라면서도 “내국세 증가분 중 현행법상 지방교부세로 지자체에 배분돼야 할 재원까지 미래대응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에는 명확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분석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호황 등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 내국세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현행 기준을 적용할 경우 내년 지방교부세 규모는 올해보다 약 32조원 늘어난 100조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금 조성계획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전국적으로 약 30조5000억원의 지방교부세 감소가 발생하게 된다. 대구시 역시 보통교부세 기준으로 약 7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계됐다.
추 시장은 이런 재정 감소가 과도한 부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재정에 치명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구 감소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정 여건이 악화된 비수도권 시∙도의 경우 주요 현안 사업 축소, 필수 행정서비스 질 저하, 지방채 추가 발행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추 시장은 현행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지방에 배분할 재원을 우선 지급한 뒤, 나머지 내국세 증가분을 바탕으로 중앙정부가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시했다.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지방 몫을 기금으로 흡수한 뒤 중앙정부가 정한 사업에 다시 배분하는 방식은 지방자치의 취지와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기금 내 지방계정으로 15조3000억원을 편성해 지역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지방교부세 감소에 따른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기금 특성상 중앙정부의 기준과 의도에 따라 배분돼 특정 지역이나 목적에 편중될 위험이 크고, 지역별 특성과 과제의 차이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추 시장은 “지방재정을 중앙 기금화하는 것은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이자 선심성 사업 낭비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는 정부의 ‘지방 주도 성장’ 국정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추 시장은 “정부는 기금 신설이 각 지자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수렴해 상생 가능한 운용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대구시는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정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