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이틀 앞두고 중국 파빌리온이 전시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대만 파빌리온’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갈등으로 번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미술행사인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전부터 파행을 겪게 됐다.
중국 파빌리온 참여 큐레이터들은 3일 전남광주 서구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비엔날레 주최 측이 중국 대만 지역의 전시 참가와 관련해 잘못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정치적 요소가 예술 영역에 개입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전시 철수를 선언했다.
대표 발언에 나선 루안 웨라이는 “중국 작가들은 광주비엔날레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전시 참가를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했고 중국 파빌리온의 기획과 전시에 많은 심혈을 기울여왔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강렬한 항의의 뜻을 표명하기 위해 철수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질의응답 없이 입장문만 발표한 뒤 약 3분 만에 끝났다. 기획진은 이후 설치가 중단된 중국관 전시장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논란은 파빌리온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립대만미술관(NTMoFA)의 전시관 명칭에서 시작됐다. 대만 측은 당초 자국이 운영할 파빌리온 전시관 명칭을 광주비엔날레와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으로 협의했지만 재단이 지난 6월부터 이를 기관명인 ‘NTMoFA’로 바꿨다며 반발했다. 참여 작가와 국내외 미술계에서도 이를 두고 ‘정치적 검열’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국가관과 기관관을 구분하는 운영 원칙과 계약에 따른 행정적 조치일 뿐 외부 개입이나 정치적 검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부터 예정됐던 대만 측 작품 반입과 설치까지 지연되는 등 파장이 이어지자 지난달 25일 국립대만미술관의 명칭 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대만 파빌리온’ 사용을 승인했다.
이후 중국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중국 파빌리온 전시 인력은 지난달 28일 하정웅미술관에서 진행하던 작품 설치를 중단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전남광주시는 지난달 31일 소통 부족에 대해 사과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에 따라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밝혔고, 광주비엔날레 재단도 전날 공식 사과문을 내고 중국 측의 참여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중국 측이 이날 최종적으로 전시 철수를 선언하면서 명칭 논란은 개막 직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를 주제로 5일부터 11월15일까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