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저작권이 있는 언론 기사를 인공지능(AI) 학습에 사용하는 행위가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며 뉴욕타임스(NYT)와의 저작권 소송에서 오픈AI 측의 손을 들어줬다.
2일(현지시간) NYT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전날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훈련하기 위해 NYT 기사 등을 사용한 행위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NYT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소송 당사자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정부는 공익 관련 소송에 ‘이해관계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앞서 NYT는 2023년에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기사 수백만 건을 허가 없이 챗GPT와 코파일럿 등 AI 모델 훈련에 사용했다며 저작권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NYT는 손해배상과 함께 자사 콘텐츠를 AI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중단하도록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LLM이 방대한 저작물을 학습 자료로 이용하는 것은 원저작물을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과 목적이 다른 ‘매우 변형적(transformative)’ 행위라며, 저작권법이 허용하는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정 이용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사용하더라도 이용 목적과 방식 및 원저작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저작권법 원칙이다.
특히 저작물을 복제해 모델을 훈련하는 행위 자체와 모델이 이용자에게 결과물을 내놓는 행위는 별개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AI 산업의 발전을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규정했다. 스탠리 우드워드 미 법무부 부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명백히 잘못된 저작권법 해석 때문에 미국이 외국의 적대국들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것을 현 정부는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AI 기업에 언론 콘텐츠 사용료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막대한 저작권 비용으로 LLM 시장 경쟁이 줄어들고,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AI 기업의 경우 시장 진입이 어렵게 된다는 이유다. 아울러 법무부는 LLM을 훈련하는 데 콘텐츠 사용료를 부과하는 건, 기존 대형 언론사들의 과도한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즉각 반발했다. 그레이엄 제임스 NYT 대변인은 “정부는 자신의 작품을 도용당한 수많은 미국 창작자를 희생시키면서 기업가치가 수조 달러에 달하는 소수의 AI 기업 편을 들고 있다”며 “AI와 창작자 모두 번창할 수 있다. AI 기업은 제품을 가능하게 한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 6월에도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와 환경단체들이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의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해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미시시피주 법원에 기각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최근 친(親)AI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