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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력 재배치도 쟁의 대상… 호남 반도체 제대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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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어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혼란을 막기 위해 노동쟁의 대상의 기준을 구체화한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에는 기업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방식의 경영 성과급은 노조의 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논란을 빚은 ‘영업이익 N% 성과급’은 노사 의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한 것은 다행이다.

지침은 공장의 신설·해외 투자·생산기지 이전 등 사업 경영상 결정에 대한 노조의 철회 또는 반대 요구 등도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이 쟁의 대상이라는 삼성전자 노조 주장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되지만, 실효성은 의심된다. 공장 이전·신설 결과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배치전환, 근무형태 변경, 근무지 이전에 따른 지원 등 근로조건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한 것부터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쟁력에 따라 인력을 줄이고 늘리는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경영상 결정에 따른 재배치조차 노조의 끊임없는 쟁의 위협에 시달리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업 매각이나 현대자동차 공장의 로봇 ‘아틀라스’ 투입 같은 인공지능(AI)·신기술 도입 결정에 따른 여파로 교대제 변경이나 인력 감축 등 근로조건 변동이 객관적으로 구체화하는 시점부터 교섭·쟁의 대상이 된다. 노조 눈치를 보느라 생산성을 높일 AI 도입 속도는 더욱 늦어질 게 뻔하다. 이런 혼란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쟁의 대상에 추가됐을 때부터 예견됐었다. 노동부가 법 시행 전인 지난 2월 사례 중심의 해석지침에 이어 이번에 시행지침까지 내놨으나 혼란만 키우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호남 반도체를 비롯한 3대 메가프로젝트도 참여 기업의 인력 배치전환 방침에 노조가 마냥 반대한다면 제대로 추진될 리 만무하다.

시행지침은 행정기관 내부의 업무처리 기준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 노사 모두 이에 반발하면 결국 법정에서 시비를 가릴 수밖에 없다. 노동부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법적 구속력을 지닌 시행령·시행규칙 마련을 검토했지만, 노란봉투법에 위임 조항이 없어 결국 시행지침으로 돌아서야 했다. 관련 조항을 삽입하는 등 보완 입법부터 서두르길 바란다. ‘객관적으로 예상’ ‘객관적으로 구체화’ 등 지침에 명시된 모호한 잣대가 분쟁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예시를 더욱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