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금융위·금감원 일단 빠졌지만 불씨 여전… 정부 “이전 제외 의미 아니다” 여지 남겨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예보·국책은행 등 주요 금융당국
4분기 최종 명단 포함 관측 우세
“배우자 직장 서울인데 어떡하나”
젊은 직원들 중심 내부 동요 고조

금융권 단체행동 수위 격화 조짐
금융노조, 4일 이전 반대 총파업

정부의 2차 행정·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선순위에서 핵심 금융당국이 일단 제외됐지만 ‘세종행’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올해 4분기 안에 전체 이전 대상을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예정대로 4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금융권 안팎의 긴장감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르면 당초 유력한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던 금융위원회 등은 이번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수도권 잔류 최소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공론화를 거치겠다고 강조한 만큼 금융위를 비롯해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주요 국책은행 이전 논의 역시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금융위가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해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공·금융기관별 이전안은 4분기 중 정해질 방침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한성숙 국무총리, 윤 장관, 수어통역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한성숙 국무총리, 윤 장관, 수어통역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이전 ‘보류’에도 불안감은 여전

금융위 내부에서는 대체로 세종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종시 이전 예외로 분류됐던 부처들의 이전 방침이 먼저 강조됐을 뿐 금융위의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정치권과 정부를 중심으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분산 배치가 꾸준히 추진돼 온 만큼 4분기 최종 명단에는 핵심 금융당국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전 논의 때마다 꾸준히 후보로 거론돼 온 금감원 등 집행기관 내부에서도 지방이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핵심 인력 이탈과 현장 검사 등 업무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감원 이전은 정책 수립 기관인 금융위와 달리 현장 중심의 업무 특성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 주된 주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면 검사나 민원 처리가 많은 집행기관 특성상 1년에 직접 방문하는 민원인만 약 3만8000명에 달한다”며 “수도권 거주자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국민의 금융 접근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전 대상 발표가 미뤄지면서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내부 동요도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근무지 변경으로 주거와 생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 공기업 직원은 “명확하게 정해진 내용 없이 이전설만 돌면서 조직 내 피로감이 크다”며 “최근 이직하는 저연차 직원들이 늘어난 데에는 조직의 불안정한 입지가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보 노조가 최근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에선 지방이전 시 계속 근무 의향은 5년차 미만 직원에서 12%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예정대로 총파업

이전 대상 발표를 예의 주시해 온 금융권의 단체 행동 수위도 한층 격화할 조짐이다. 금융노조는 예고한 대로 4일 지방이전 반대와 주 4.5일제 도입 등을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금융당국과 함께 줄곧 이전 후보지로 묶여 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내부에서도 생활 기반 붕괴와 업무 공백을 경계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속 공무원 A씨는 “아이들도 어리고 배우자 직장도 서울이라 가족 단위로 이주해 정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많은 직원이 이런 부분들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효율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주로 개인정보 유출 등 조사 업무들을 수행하는 데 대상 기업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부처가 이전하면 해당 업무를 하기 위해 계속 서울·수도권을 오가야 할 텐데 효율적이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