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발표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향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와 ‘속도전’에 방점이 찍혀 있다.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수도권 집중 양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엔 부족했고, 추진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17개 기관·조직은 7개 기관으로 통합·재편된다.
정부에 따르면, 2005∼2019년 추진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는 150개 기관과 종사자 약 5만명이 이전했다.
이를 통해 수도권에 집중됐던 공공 기능과 일자리가 지방으로 분산되고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업과 고용이 증가했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이전 기관 종사자의 약 70%는 가족과 함께 지방에 정착했다. 다만 지방 이전 기관 종사자들을 배려한 정주 여건 개선이 충분하지 않았고, 공공기관 외에 각종 연구소 등이 함께 이전해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측면에서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이런 평가를 토대로 2차 공공기관 이전 원칙을 마련했다. 먼저 1차 이전 당시 적용한 수도권 잔류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차 이전 당시 적용했던 수도권 잔류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면서 “반드시 남아있어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은 350여곳으로 추산된다. 공공기관 이전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노조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올 4분기 중 확정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1차 이전이 계획 발표 이후 실제 이전까지 7년 이상 소요된 점을 감안해 2차 이전은 청사가 완공되기 전에도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 등으로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 이전 효과를 높이고자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관들을 집적해 배치하고, 지역인재 채용 및 지역 대학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이전 공공기관과 산학연 연계를 확대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김 장관은 “1차 이전에서 해당 지역의 앵커기업이나 연구소 등이 함께 이전해 연쇄 효과를 내려 했던 측면에서는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며 “2차 이전에서는 이전하게 되는 혁신도시의 본래 전략산업과 연계한 기관들을 집적해 기업 유치 등이 활성화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2차 이전에 따른 인구 및 수요 증가를 활용해 혁신도시의 자족 기능을 높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교통, 교육, 의료, 문화 등 정주 인프라도 개선한다.
이전 기관 소속 직원들에게 돌아갈 지원을 이전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정주 여건 문제 개선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거리가 멀거나 이른 시일 안에 이전하는 기관 근무자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1차 이전 당시 2년간 월 20만원 수준으로 지급된 이주 수당과 이사비 외에 이전거리에 따른 원거리 우대 수당을 2년간 최대 월 20만원 수준으로 지급하고 조기 이전 수당도 2년간 최대 월 50만원으로 신설한다. 주거 안정과 자녀 교육·돌봄 공백을 줄일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다만 이전 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분양 특별공급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1차 이전 당시 세종시 이전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특별공급이 지원됐으나 시세차익을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하는 등 부작용이 지적돼 2021년 폐지된 전례가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와 국악방송, 지역문화진흥원 등 문체부 산하기관도 통합·재편된다. 문화예술과 전통예술, 저작권, 체육 등 분야별로 흩어진 유사·중복 기능을 한데 묶는 대규모 조직 개편이다. 예컨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본부·디자인본부·문화역284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국립문화공간재단은 한국문화예술산업진흥원(가칭)으로 묶인다.
국악방송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국악문화산업진흥원(가칭)으로 통합된다.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한국저작권위원회를 합쳐 한국저작권원(가칭)을 출범한다. 체육 분야에서도 개편이 이뤄진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편입되고, 태권도원운영관리는 태권도진흥재단에 흡수된다. 국가유산청 산하 기관도 재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