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사이버보안 연구진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최신 사용자 단말기를 해킹해 관리자 권한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해킹으로 스타링크 위성과 지상 장비 간 통신 체계의 보안 취약점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에 본부를 둔 독립 사이버보안 연구기관 다크네이비는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교한 하드웨어 공격으로 스타링크 단말기의 보안 체계를 뚫었다고 밝혔다.
다크네이비는 단말기의 관리자 권한을 완전히 확보해 원하는 코드를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막혀 있던 스타링크 보안 연구의 진입점을 다시 확보했다는 것이다.
스타링크는 사용자 단말기를 지구 저궤도의 위성과 연결한 뒤 지상 게이트웨이를 거쳐 데이터를 일반 인터넷망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최근 발사되는 위성에는 레이저 통신 장비도 탑재돼 위성끼리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지상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전송 속도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와 같이 현지에 지상 게이트웨이가 없는 전장에서도 인접 국가의 게이트웨이와 연결된 위성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안테나와 라우터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용자 단말기는 위성과 직접 통신하는 핵심 장비다.
하지만 그동안 최신 단말기의 보안 체계를 뚫지 못해 스타링크 위성 시스템에 대한 보안 연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벨기에 KU루벤의 레너트 바우터스 연구원은 2022년 미국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콘퍼런스 ‘블랙햇 USA’에서 전압에 순간적으로 오류를 일으키는 ‘전압 결함 주입’ 방식으로 스타링크 1세대 안테나를 공격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이후 새로운 단말기에 해당 공격을 차단하는 보안 체계를 추가했다. 세계 정상급 보안 연구팀들이 수년간 업데이트된 단말기의 보안을 뚫으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크네이비는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스타링크 스탠더드 액추에이티드’ 단말기를 구입해 안테나를 분해하고 펌웨어 분석에 착수했다. 당시 다크네이비는 “개발자와 해커들은 디지털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우주 물리학의 제약을 상대로도 경쟁한다”고 밝혔다.
다크네이비는 이번 해킹을 통해 연구진이 스타링크 위성과 지상 장비 간 통신을 시뮬레이션하거나 신호를 주입·가로채 분석하는 방식으로 전체 위성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신 보안 체계가 적용된 시스템에도 취약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다크네이비는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연구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앞으로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