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노벨상 헌납한 마차도, 트럼프·베네수 석유 협정에 ‘뒤통수’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대선 출마 선언… 트럼프 지지 얻는 데 안간힘
정작 트럼프는 현 임시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
베네수에 불리한 ‘석유 협정’에 분노한 마차도

베네수엘라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미국·베네수엘라 석유 협정으로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 이 협정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 중 무려 20%(650억배럴)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베네수엘라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조차 ‘불공평한 조건’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2025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그가 받은 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헌납해 논란에 휘말렸다. 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2025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그가 받은 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헌납해 논란에 휘말렸다. AFP연합뉴스

2025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그가 받은 상을 트럼프에게 헌납하는 등 미국의 마음을 사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마차도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의 지하자원은 불법 정권이 아닌 베네수엘라 국민의 것”이라고 밝혔다. 델시 로드리게스(57) 임시 대통령의 정부를 ‘불법 정권’으로 규정하며 로드리게스 정부가 미국과 맺은 협정은 무효라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트럼프는 올해 1월 미군 특수부대에 명령해 니콜라스 마두로(63)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했다. 미국 뉴욕으로 압송된 마두로는 구치소 수감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마두로 밑에서 부통령 겸 석유부 장관을 맡고 있던 로드리게스가 임시 대통령이 되었다.

 

로드리게스는 즉각 친미(親美) 일변도 정책을 펴며 트럼프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했다. 최근 미국과 체결한 석유 협정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로드리게스가 석유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앞으로 베네수엘라에서 대선이 실시되면 트럼프는 로드리게스를 적극 지지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을 방문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로부터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로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NS 캡처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을 방문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로부터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로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NS 캡처

그러자 야권 지도자 마차도가 다급해졌다. 베네수엘라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2025년도 노벨평화상 메달까지 트럼프에게 선물로 건넸는데도 효과가 영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마차도는 로드리게스 정부에 조기 대선 실시를 촉구하며 야권의 단일 후보로 출마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마차도를 지원할 생각이 없는 것은 물론 조기 대선 실시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날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재건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돈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확고한 민주적 제도와 국민 투표로 선출된 정부 없이는 진정한 국가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말로 조기 대선 필요성을 거듭 외쳤다. 다만 자신의 그 같은 입장이 트럼프를 화나게 할 것을 염려했는지 “베네수엘라를 위해 미국은 필수적인 핵심 파트너”라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