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판 위 한끼는 전투력이다. 강원 동부에 흩어진 31개 부대, 4500여 용사들은 밥심으로 하루를 버틴다. 지난 21일 강원 인제군 제3군수지원여단 급식유통센터는 이들에게 안전한 한끼를 선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문을 열자 입김이 나왔다. 벽면에 붙은 ‘검수물량(현리)’ 팻말 아래로 식재료 상자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식중독이 견디기 어려운 온도, 여름 밥상을 지키는 첫째 장치다.
센터는 2018년 처음 문을 열었다. 월·수·금 이틀에 한 번씩 식재료를 내보낸다. 납품이 들어오면 센터 관계자들은 식재료를 나눠 포장한 뒤 냉장 차량에 실어 부대 앞까지 배송한다. 제품의 포장, 운송, 취급, 저장, 유통, 배달 등 유통 과정 전반에서 온도를 낮게 유지해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콜드체인’ 방식이다.
박종윤 제3급양대장(중령)은 군수부대가 식자재의 검수·검사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전투부대는 전투에 집중하라는 취지로 시작된 것”이라며 “전투원들의 전투력 향상이 가장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선검사 후급식’이다. 급식유통센터에 반입된 식재료를 식품위생검사(1차 검수)를 거쳐 예방의무대 시험분석센터로 간다. 시험분석센터에서 진행되는 검사는 ▲식품미생물검사 ▲노로바이러스검사 ▲식품위해물질검사 ▲농산물잔류농약검사 ▲수산물방사능검사 ▲축산물잔류항생물질검사 등 6가지로 민간 검사기관 수준의 검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험분석센터는 부대에서 흔히 쓰는 지하수 수질검사도 분기 1회, 정수기 검사는 6개월에 1회씩 진행한다.
흰 가운을 입은 검사관이 다음 날 배식 예정인 떡국 떡을 가위로 잘게 잘라 생리식염수에 담갔다. 이를 건조필름에 1ml씩 분주했다. 필름은 세균배양기에서 24시간 배양된다.
김치는 PCR 장비로 노로바이러스 유무를 가리고, 축협 검사를 마친 한우도 한우 여부를 재차 확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 기준에 따른 절차다. 검사가 진행되는 사이 포장을 마치고, 시험성적서가 확인돼야 비로소 식재료가 불출된다.
이버들 제3예방의무대장(중령)은 “김치와 노로바이러스도 용사들이 먹기 전까지는 결과가 나오게 준비돼 있다”며 “최근 잔류농약 검사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새 장비도 들여와 보다 신속하게 안전성을 검사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검사를 통과한 식재료를 각 식당 전처리실을 거쳐 조리실로 간다. 이날 오전 조리병들은 배송 온 대파를 상자째 날랐다. 식재료는 전처리실에서 다듬고 씻는 손질을 거친 뒤에야 조리실로 넘어간다. 조리실 대형 솥에서는 볶음요리가 김을 올렸다.
이날 식판에 오른 재료들은 식품위생검사 결과서에 따라 안전을 보장 받았다. 용사들은 검사서 너머 자리에 앉아 식판을 비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