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산후 정신질환을 앓던 30대 엄마가 세 자녀를 살해한 사건의 형사 재판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산후 정신적 문제를 겪은 산모에게 형사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를 두고 미국 사회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이번 사건에서 엿새째 배심원단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피고인 린지 클랜시(36)의 변호인은 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법원에서 배심원 12명 가운데 1명이 유죄 판단에 필요한 '합리적 의심이 없는 수준의 입증'이라는 법적 기준을 따르지 않아 평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해당 배심원의 교체를 요청했지만, 판사는 "평의의 한쪽 편을 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메모 전문과 배심원단의 구체적인 평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외신은 변호인의 발언에 비춰 한 명의 배심원이 무죄 평결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배심원단은 지난달 27일부터 평의를 시작했으며, 다음날 7일째 평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 형사재판에서 평결은 통상 배심원 전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배심원단이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재판 무효가 선언되면, 검찰은 같은 혐의로 재판을 다시 진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클랜시는 2023년 1월 매사추세츠주 덕스버리 자택에서 당시 5세, 3세, 생후 8개월이었던 세 자녀를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렸고, 이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클랜시 측은 범행 당시 아이들을 죽이라는 환청을 듣는 등 산후 정신병 상태여서 형사책임능력이 없었다는 이유로 정신이상에 따른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은 클랜시가 범행 전 수개월간 여러 종류의 정신과 약물을 처방받고 산후우울증 치료 프로그램과 정신병원을 찾는 등 반복적으로 도움을 구했지만 상태가 악화했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그가 범행의 잘못을 인식할 수 있었으며, 범행이 계획적이고 의도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산후 정신병에 대한 미국 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한편 산모 정신건강에 대한 의료체계 대응과 정신질환자의 형사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재판 기간에는 산후 우울과 불안 등을 경험한 여성들을 중심으로 수백명이 법원 앞에 모여 "그녀에게는 도움이 필요했다"는 문구를 내걸고 클랜시를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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