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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이 일본을 친다’…이현세 100만부 대작 ‘남벌’, 30년 만에 뮤지컬로

현대화된 한국군이 자원 분쟁을 도발한 일본을 혼쭐내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던 이현세 화백의 대작 ‘남벌(南伐)’이 출간 30여년만에 뮤지컬로 관객을 만난다.

 

6일 제작사에 따르면 뮤지컬 ‘남벌’은 10월 23일부터 11월 14일까지 서울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초연된다. ‘2026 대형 뮤지컬 시범공연 지원 선정작’으로 만들어지는 공연시간 150분짜리 대형 창작뮤지컬이다.

원작 ‘남벌’은 1994년 발표돼 단행본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이현세의 대표작이다. 그의 작품들 주인공인 오혜성과 엄지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중동에서 시작된 전쟁으로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닥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인도네시아 마루쿠 제도의 유전을 차지하기 위해 현지 세력을 이용해 ‘마루쿠 공화국’을 세우고 자위대를 현지군으로 위장시켜 공작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유전 개발에 참여하던 한국인 약 2000명이 인질로 잡히자 한국이 구출을 위해 병력을 파견한다. 한·일 양국의 국지전은 결국 전면전으로 번진다.

 

후반으로 갈수록 제목이 뜻하는 의미는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한국군이 쓰시마를 점령하고 규슈와 나가사키를 포격한 뒤 해병대가 일본 본토에 상륙하는 데까지 전쟁이 확대된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를 두고 벌어졌던 한·일간 과거사 논쟁이 뜨거웠던 1990년대 한국 사회에서 큰 반응을 끌어냈고 비슷한 서사를 가진 작품이 유행하는 계기가 됐다. 

 

뮤지컬은 방대한 전쟁 서사를 그대로 옮기는 대신 원작 전반부 인질 구출 작전을 둘러싼 오혜성의 고뇌와 선택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가족을 잃고 사지로 향하는 오혜성과 그의 삶을 다시 전장으로 이끄는 최엄지,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카오루가 서로 다른 신념으로 충돌한다. 제작진이 내세운 질문도 승패보다는 ‘무엇을 위해 싸우고 살아남을 것인가’에 가깝다. 작품에는 전장의 속도감을 강조한 강한 비트에서 인물의 상실과 비극을 담은 서정적인 선율까지 모두 26곡의 넘버가 쓰인다. 극작·작사·연출은 이종훈, 작곡은 조우인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