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포강 삼각주의 어민들은 지난 2년 동안 잡은 푸른꽃게 230만㎏을 태워 없앴다. 조개 양식을 무너뜨린 침입종인 데다 이탈리아에서는 먹지 않아 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게가 올해 이 지역 어민협동조합 매출의 대부분을 채우게 됐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포강 삼각주 어민들이 모인 폴레시네 어민협동조합은 올해 매출을 2000만유로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푸른꽃게 판매 몫이다.
2024년과 2025년 이 협동조합의 매출은 1500만유로였다. 푸른꽃게가 번지기 전과 비교하면 75% 적은 금액이다. 조합에서 실제로 조업하는 어민도 1500명에서 850명으로 줄었다.
파올로 만친 협동조합 회장은 “재난에서 기회를 만들어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어민의 주업은 봉골레 파스타에 쓰는 조개 양식이었다. 조개는 한때 협동조합 매출의 9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10%로 내려앉았다.
푸른꽃게는 북미 대서양 연안이 원산지다. 1940년대부터 상선의 평형수를 타고 지중해로 들어왔지만 개체 수가 폭발한 것은 2023년부터다. 암컷 한 마리가 한 철에 최대 800만개의 알을 낳는다.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오른 데다 가뭄으로 포강의 민물 유입이 줄어 염도가 높아진 것이 번식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2024년 푸른꽃게 박멸 사업을 시작했다. 어민들이 잡아 온 게를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이었고 2년 동안 230만㎏이 소각장으로 갔다.
천적을 쓰는 방법도 나왔다. 올여름 볼로냐대 연구진은 포강 삼각주에서 남쪽으로 차로 두 시간쯤 떨어진 아드리아해 연안에 문어 유생 15만마리를 풀었다. 게를 잡아먹게 하려는 시도였다.
소비를 늘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길 수 없다면 먹어 치우자”는 캠페인이 벌어졌지만 이탈리아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잡힌 게는 쪄서 얼린 뒤 상자에 담겨 스리랑카로 간다. 협동조합과 스리랑카 수산업체 타프로베인 시푸드가 함께 꾸린 합작 사업이다.
현지 노동자들이 손으로 살을 발라내 집게살과 혼합 게살, 필레 같은 가공품을 만든다. 대부분은 다른 나라로 팔려 나가고 일부만 이탈리아로 돌아온다.
만친 회장은 스리랑카에서 돌아온 게살이 그동안 소비 촉진 캠페인에도 냉담했던 이탈리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로 방향을 튼 뒤에도 조건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푸른꽃게는 ㎏당 1.3유로에 거래된다. 조개가 ㎏당 10유로인 것과 견주면 8분의 1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