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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4달 남았는데 세부 기준 없어 …‘유예론’ 다시 불붙나 [코인 브리핑]

정부가 내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세금을 매기기로 했지만 세부적인 과세 기준이 나오지 않아 투자자 혼란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거래 추적 등 과세 인프라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 스테이킹(예치), 에어드롭, 채굴 등에 대한 과세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또 다시 과세가 유예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4일 현행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 한다. 가상자산 거래로 인한 연간 손익을 합산한 금액에서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에 22%의 실질 세율을 적용한다. 2020년 이 같은 내용의 가산자산 과세 근거가 되는 세법개정안이 마련됐지만 과세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세는 세 차례 유예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선을 넘어선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선을 넘어선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정부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내년부터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단 시행하고 문제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과세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혼란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 의원들도 가상자산 과세를 2~3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며 과세에 반대하고 있다.

 

먼저 해외로 흘러간 가상자산을 어떻게 추적할 것인가가 쟁점이다. 국내거래소에서 발생한 가상자산 매매는 과세당국이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해외거래소나 개인지갑을 통한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 등을 추적하는 시스템은 아직 완전하게 구축되지 않았다. 결국 투자자 본인이 이를 입증해야 하는데 과세를 피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을 맡기고 일종의 이자수익을 받는 스테이킹이나 가상자산을 보상으로 받는 채굴이나 에어드랍을 어느 시점에 어떻게 과세할지도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투자자들이나 가상자산사업자들과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주식과 가상자산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업계는 과세에 따른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위축도 우려한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최고가(12만6000달러)와 비교해 35%가량 가격이 하락한 상태다. 투자자들도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과세 유예에 대한 청원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 “현행 가상자산 과세체계는 거래 유형별 소득 분류와 금융투자상품 과세체계와의 정합성, 과세 인프라 측면에서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거래 유형별 경제적 실질에 맞는 소득 구분과 과세 시점, 평가 방법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세 당국은 10월쯤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감사에서도 가상자산 과세가 화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국제정보보호대학원)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하는 것은 정상적이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도 시행안된 상황에서 과세를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