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미술품·부동산을 쪼개 투자하는 ‘조각투자’에 주로 쓰였던 토큰증권이 주식·채권·펀드 등 일반 금융상품으로 확대된다. 1000만원 수준이었던 장외거래소에서의 연간 투자 금액 한도도 1억원으로 늘어난다.
금융위원회는 4일 ‘민·관 합동 토큰 증권 협의체’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토큰 증권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토큰 증권은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상품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발행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단계적으로 시장을 열기로 했다. 내년 2월 1단계에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사채를 토큰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비상장주식도 신탁을 활용해 토큰으로 만들 수 있다. 조각투자는 1단계부터 공모 증권의 토큰화가 허용된다. 상대적으로 권리관계가 단순하고 규모가 크지 않아 토큰화가 용이한 측면이 고려됐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2단계는 일반 투자자가 참여하는 공모 증권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3단계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연계해 토큰증권을 사고파는 즉시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로써 발행 비용이 줄고 소수 단위 분할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금융 자산 발행의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이 동시에 교환되면 매도와 동시에 현금화가 돼 자금 순환 속도가 빨라진다.
조각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 종류도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단순한 자산만 허용됐는데 앞으로는 여러 자산을 묶어서 투자하는 방식(Pooling)이나 특정 사건 발생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자산도 가능해진다. 다만, 같은 종류의 자산끼리 묶고 부실자산이 포함되지 않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빌딩 1채’, ‘A 화백 그림 1점’ 처럼 단일 자산만 조각투자로 만들어 팔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오피스·상가·리조트 등을 묶은 패키지 조각투자를 할 수 있다. 또한 이전에는 영화제작 조각투자를 할 경우 관객 수에 따라서만 배당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관객 수가 500만명을 넘거나,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입점에 성공하는 특정 조건 달성 시 추가 프리미엄 수익 지급 형태의 상품화가 가능하다.
연간 투자 가능 금액도 늘어난다. 현재는 조각투자를 장외거래소(비상장주식,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등)에서 할 수 있다. 조각투자 발행 샌드박스의 경우 연간 투자 가능 금액은 1000만원~2000만원 수준이다. 이를 많게는 10배가량 확대해 조각투자에 대한 외연을 확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