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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 사업이 ‘장보고-Ⅲ 배치Ⅲ’…70조 국방예산 뜯어보니 [박수찬의 軍]

KF-21 최초양산 3.2조로 ‘껑충’
군집드론·무인수상정 개발 시동
군위성 예산 7만% 폭증…2032년 ‘시한’

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이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서면서 세부 내역에 관심이 쏠린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핵심 전력 확보에 21조 3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력 증강 기조가 매우 뚜렷해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월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월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처음 등장하는 신규 사업은 32개. 핵추진잠수함(966억원), KF-21 후속 양산(약 1479억원), 전투용 무인수상정(약 167억원), 국방반도체 연구개발(565억원) 등 국가전략사업과 무인 전력이 대거 반영됐다.

 

국방예산이 대폭 증액되면서 모든 분야에 걸쳐 예산이 늘어난 모양새다.

 

◆예산안에 등장한 핵잠 사업 ‘장보고-Ⅲ 배치Ⅲ’

 

가장 눈에 띠는 사업은 핵추진잠수함이다. 이재명정부의 국가전략사업으로서, 내년 예산안에 966억원이 반영됐다.

 

내년도 정부예산안에서 명시된 사업명은 장보고-Ⅲ 배치Ⅲ. 기존에는 장영실함(3600t급)보다 더 큰 디젤-전기추진식 잠수함을 일컫는 프로젝트명이었다.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의 핵추진잠수함 성능과 한국군의 예상 요구성능을 종합해서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한국향 핵추진잠수함 상상도. 구글 제미나이 AI 생성 이미지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의 핵추진잠수함 성능과 한국군의 예상 요구성능을 종합해서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한국향 핵추진잠수함 상상도. 구글 제미나이 AI 생성 이미지

그런데 내년도 예산안 자료에는 핵추진잠수함이 장보고-Ⅲ 배치Ⅲ로 분류되어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 대형수송함 3번함 사업이 경항공모함으로 바뀌었던 것처럼, 장보고-Ⅲ 배치Ⅲ 소요가 핵추진잠수함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핵추진잠수함의 내년 예산 세부내역은 주장비 956억원, 시설비 10억원이다.

 

주장비는 설계 계약금 440억원, 자산취득비 413억원, 연구개발장비시스템 구축비 86억원,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기술품질원 전문기술지원비 약 17억원으로 구성됐다.

 

한국국방연구원은 지난 1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사업의 경제적 획득방안 연구’라는 비용분석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다.

 

용역 결과는 11월쯤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이에 맞춰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세우고, 내년 3분기 중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KF-21 시제기가 시험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 시제기가 시험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은 △연구개발 △초도양산 △후속양산에 걸쳐 예산이 배정됐다.

 

3196억원이 배정된 연구개발은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탑재를 위해 추가무장시험을 거칠 블록2와 관련이 있다.

 

블록2에 쓰일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 개발 및 체계통합과 기술지원비, 연합암호장비 대금, 추가무장시험비 등이 포함됐다.

 

최초양산은 올해 1조4000억원에서 약 3조2000억원으로 폭증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산취득비로 2조 8251억원이 배정됐다. 항공기 체계, 엔진, AESA 레이더, 국외암호장비 대금 등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군수지원비는 지난해보다 8배 이상 늘었고, 성과기반군수대금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직원들이 KF-21 양산기들을 제작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직원들이 KF-21 양산기들을 제작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후속양산은 약 1480억원이 반영됐다. 공군기지 2곳의 관련 설계비와 항공기·엔진·레이더 착중도금, 연합암호장비 대금 등이 포함됐다.

 

방위사업청은 내년까지 총사업비를 확정하고 계약을 맺은 뒤 2029년부터 순차적으로 블록2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KF-21 탑재 장거리공대공미사일 연구개발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예산이 배정됐다.

 

올해는 54억원이 배정됐으나 사업 지연으로 집행되지 못했다. 내년에는 201억원이 반영됐다.

 

2033년까지 7533억을 투입,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업체는 시제품 제작 등을 맡는다. 오는 7일 입찰제안서 마감을 앞두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제안서 평가 등을 거쳐 연내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2월 기본설계검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육군 소총사격무인항공기가 훈련 과정에서 대항군을 공격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육군 소총사격무인항공기가 훈련 과정에서 대항군을 공격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무인 전력도 대거 반영

 

정부의 무인 전력 강화 방침에 따라 내년도 국방예산안에는 드론 관련 신규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다수의 드론을 함께 운용, 표적을 공격하는 군집드론 블록Ⅰ 사업은 내년 예산안에 1억원이 반영됐다.

 

해당 사업은 2030년까지 1064억원을 투입해 육군 대대급에서 적 전략표적을 자동으로 탐지·인지·타격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자폭형 군집드론을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연구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개발이 순조롭다면 2031~2033년에 1704억원을 들여 양산을 진행하게 된다.

지난 2024년 9월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사족보행 로봇과 드론 등이 포함된 유·무인 전투제대가 분열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2024년 9월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사족보행 로봇과 드론 등이 포함된 유·무인 전투제대가 분열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다만 지난 7월 한국기술기획평가원의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해당 사업의 중대한 변동(임무내용·운영개념 등)이 있으면 사업 추진 타당성 재검증이 필요하고 △체계개발 기본계획 전까지 주파수 확보계획을 구체화해서 단일 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중이다.

 

휴전선 일대에서 북한군 동향 감시능력을 높일 무인지상감시센서 양산도 약 67억원이 처음 반영됐다. 2009년 소요결정 직후 약 20년만이다. 

 

2028년까지 669억원을 투입, 전방 지역 육군 및 해병대 보병중대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대대 등에서 적의 접근을 조기에 알리는 무인지상감시센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내년 4월쯤 양산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국내 개발한 레이저대공무기 블록Ⅰ인 천광.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내 개발한 레이저대공무기 블록Ⅰ인 천광. 세계일보 자료사진

무인지상감시센서는 △지진동센서 30개 △적외선 센서 6개 △영상센서 3개 △센서의 정보를 단말기로 보내는 중계기 3개 △정보 확인 및 센서 통제용 단말기 3개가 한 세트를 이룬다.

 

각각의 센서가 탐지한 정보는 소대장의 단말기로 보내진다. 소대장 단말기는 중대장 단말기로 정보를 보낸다.

 

중대장은 단말기를 통해 81㎜ 박격포 등에 정보를 보내 지원사격을 요청할 수 있고, 상급부대에 실시간 정보 전달도 가능하다.

 

휴전선 일반전초(GOP)에선 GOP 과학화경계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다.

 

적 드론을 요격할 레이저대공무기 블록Ⅱ 연구개발도 100억원이 반영됐다. 특정 장소에서 운영하는 고정식인 블록Ⅰ은 ‘천광’이라는 이름으로 배치되어 있다.

 

다만 무게가 무겁고 전력 소모가 크며, 진동 등의 문제가 있어서 도심 건물에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불록Ⅱ는 이동형으로 제작, 운영상의 제약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내년에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2031년까지 1608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2025년 5월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참가자들이 LIG넥스원 부스를 찾아 미래 무인수상정 콘셉트 모델 해검-X를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2025년 5월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참가자들이 LIG넥스원 부스를 찾아 미래 무인수상정 콘셉트 모델 해검-X를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해군 함정 등도 포함

 

해군 함정 사업에선 전투용무인수상정 개발과 잠수함구조함 배치-Ⅱ(양산) 등이 포함됐다.

 

전투용무인수상정 개발은 내년 예산에 167억원이 배정되어 있다. 해당 사업은 2036년까지 8986억원을 투입, 유인 함정과 유·무인복합체계를 구성하여 감시, 정찰 및 전투가 가능한 무인함정을 만드는 사업이다.

 

지난 7월 한국국방연구원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내년 9월쯤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내년도 예산은 시제 개발 계약금과 연구활동에 쓰인다.

 

잠수함구조함 배치-Ⅱ는 2032년까지 7524억원을 투자해 노후한 잠수함구조함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2024년 해군에 인도된 선도함 강화도함의 후속 개념이다.

 

내년에는 42억원이 신규 반영됐다. 한국국방연구원은 지난 1월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신규 잠수함구조함 수 척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전술함대지유도탄(경사형) 사업도 내년에 25억원이 반영됐다.

 

해당 사업은 2030년까지 250억원을 투입, 인천급 호위함(FFX-I)에 탑재해 적 내륙을 타격할 전술함대지유도탄(경사형)의 정비대체용 비축탄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2029년까지 593억원을 투입, 수중에서 자율주행으로 기뢰탐색이 가능한 수중자율기뢰탐색체를 양산하는 사업도 내년 예산안에 78억원이 반영됐다.

 

해군 장병들이 기뢰(훈련용)를 바다로 투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해군 장병들이 기뢰(훈련용)를 바다로 투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 사업 타당성 조사에선 총사업비를 594억원으로 설정했다.

 

국방중기계획 반영액(606억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여기에 간접비가 제외되면서 593억원으로 총사업비가 정해졌다.

 

포병대대 사격지휘체계 사업은 내년도 예산에서 약 104억원이 반영됐다.

 

2030년까지 1659억원을 투입, 노후화한 현 포병사격지휘체계(BTCS A1)보다 상호운용성 및 사격제원 산출능력 등이 향상된 포병대대 사격지휘체계 성능개량(BTCS A2) 체계를 양산하는 사업이다.

 

오는 11월 양산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말쯤 최초 전력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있었던 국회의 2026년도 예산심의에서 극적으로 예산이 반영됐던 군위성통신체계-Ⅲ 사업은 내년 예산에 1914억원이 배정됐다. 올해보다 7만6171%나 증액됐다.

 

국내외 시제업체에 지급할 계약금, 중도금 등이 추가된 결과다. 시제 업체 선정은 올 연말에 제안서 접수 및 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쯤 이뤄진다.

 

군위성통신체계-Ⅲ는 2032년까지 1조2694억원을 투입, 신형 위성체를 띄우는 사업이다.

 

LIG넥스원이 만든 초대형급 무인잠수정과 수중자율기뢰탐색체. 세계일보 자료사진
LIG넥스원이 만든 초대형급 무인잠수정과 수중자율기뢰탐색체. 세계일보 자료사진 

현재 운용중인 군위성통신체계-Ⅰ의 위성체는 오는 10월 임무를 마친다.

 

군은 2029년 10월까지 다른 궤도에 있던 군위성통신체계-Ⅱ 위성체를 이동시켜서 위성 궤도 2개를 유지할 방침이다.

 

국제규약상 정지궤도 사용이 없으면 해당 궤도를 반납해야 하나, 유보기간으로 3년을 준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를 톨해 2032년까지는 위성 궤도 2개를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2032년 10월 이전에 새로운 위성체인 군위성통신체계-Ⅲ를 띄워서 궤도에 안착시켜야 2개의 궤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도 재정 당국에 “2032년까지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안정적 재원 확보 없이는 정상 추진이 어려운 만큼 재정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