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이 뛰고 전세 매물마저 귀해지면서 서울의 주거 수요가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 옮겨가고 있다. 아파트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과 전월세난이 비아파트로 번지면서 매매와 임대차 모두 들썩이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거래금액은 4조9346억원으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실제로 올해 1~7월 서울에서 거래된 비아파트 가운데 약 65%가 전용면적 85㎡ 이하·4억원 이하 구간에서 이뤄졌다.
정부도 수도권 도심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나섰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13만호 착공을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만 39세 이하 청년이 생애 최초로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살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출 문턱이 낮아졌다고 해서 값싼 빌라를 무조건 내 집 마련의 대안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서울에 4억원짜리 ‘새 빌라’는 없다”며 “결국 낡은 구축을 사라는 이야기인데, 투자 가치가 매우 떨어지므로 절대 매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는 김 소장과 함께 정부의 비아파트 지원 정책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전략, 수도권에서 집을 고를 때 반드시 따져야 할 입지 조건을 짚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정부가 청년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매수하는 청년에게 저리로 최대 80%까지 대출을 지원한다고 한다. 대출 혜택이 크다면 비아파트 매수를 고려해도 될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 4억 원짜리 비아파트 매수 시 저리로 80%까지 대출을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에 4억 원짜리 ‘새 빌라’는 없다. 결국 낡은 구축을 사라는 이야기인데, 이는 투자 가치가 매우 떨어지므로 절대 매수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무주택자가 집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
“부동산에서 입지가 가장 중요한데, 그 입지의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일자리’다. 올해 경기도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동탄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울 출퇴근이 사실상 어려운 거리임에도 시세가 크게 오른 이유는 반도체 벨트라는 확실한 자체 일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일자리가 성장하는 곳은 지방도 괜찮다. 판단이 어렵다면 강남, 종로·중구, 여의도 등 서울의 핵심 일자리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출을 포함해 가용 자금이 10억원 정도라면 수도권에서 어느 지역을 우선적으로 보면 되나
“서울 강북권에서는 한강 벨트를 제외한 은평, 성북, 노원 등 6개 구의 신축이나 준신축을 추천한다. 그쪽이 어렵다면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 보는 것도 방법이다. 경기도 규제 지역을 본다면 성남 분당의 재건축 단지나 중원·수정구의 59㎡(25평형) 새 아파트, 하남·광명의 59㎡ 새 아파트가 좋은 대안이다. 만약 84㎡(34평형) 이상 넓은 평형을 원한다면 구리, 남양주, 고양 덕양구, 부천 등을 눈여겨보시길 바란다.”
―일자리가 부동산 가치의 핵심이라면 기업이 입주하는 지식산업센터도 투자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나?
“가산, 구로, 성수, 당산, 문정 등 서울 내 지식산업센터는 공실이 거의 없을 정도로 탄탄해 문제가 없다. 주의해야 할 곳은 경기·인천권이다. 고양시 덕양구 덕은지구나 향동지구는 주거지로서의 아파트 가격은 높지만, 지식산업센터는 공실이 넘쳐난다. 일자리 투자는 직원들의 출퇴근이 편해야 성공하는데, 이들 지역은 전철 등 교통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통망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식산업센터는 투자성이 크게 떨어진다.”
―지금 무주택자는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나
“무주택자에게는 지금이 내 집 마련의 가장 좋은 타이밍일 수 있다. 다주택자를 규제하던 정부가 이제는 1주택자까지 대출을 옥죄고 있지만, 반대로 무주택자에게는 저리의 정책 자금 등 다양한 혜택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라면 이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가용한 자금 안에서 가장 상급지의 상품을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소 알뜰하게 원리금을 상환해 나가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소중한 내 자산을 방어하고 키워나가는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