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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깜빡깜빡”…사미자·전원주가 겪은 기억 저하, 치매와 차이는?

기억 저장 여부와 일상 수행 능력이 관건
조기 검진과 ‘3·3·3 수칙’ 등 일상 속 적극적 관리 필수

“누굴 만났는데 ‘저 사람 이름이 뭐였지’ 한참을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더라. 내가 왜 이럴까 싶었다.”

 

배우 사미자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인의 이름이나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등 잦은 깜빡거림으로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아 치매 검사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 치매는 의심되지 않는 ‘단순 건망증’ 수준이었다.

 

배우 사미자와 전원주가 방송에서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전원주-전원주인공’ 캡처
배우 사미자와 전원주가 방송에서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전원주-전원주인공’ 캡처

반면 배우 전원주는 지난 4월 TV조선 ‘퍼펙트 라이프’에서 “나도 이제 자꾸 깜빡깜빡한다”며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유튜브에서 제주도 여행 중 장소를 서울로 착각하거나 귀중품을 휴지에 싸놨다가 까먹는 등의 일화가 알려지며 주변과 누리꾼들의 걱정을 샀다. 당시 TV조선에 출연한 전문의는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다만 치매 전 단계인 만큼 향후 관리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두 원로 배우의 사례처럼 노년층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깜빡거림’은 단순 건망증에 그치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도인지장애의 신호일 수도 있다.

 

◆ “힌트 주면 아차 vs 언제 그랬어?”…건망증과의 결정적 차이

 

머리를 짚으며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는 한 여성. 클립아트코리아
머리를 짚으며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는 한 여성. 클립아트코리아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거나 전날 먹은 저녁 메뉴가 생각나지 않으면 한 번쯤 치매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 건망증과 인지 기능 저하(경도인지장애·치매)를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히 있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기억이 뇌에 저장되는지와 스스로 일상생활을 해낼 수 있는지다.

 

권예지 신경과 전문의는 사미자 유튜브 채널에서 “밥을 뭘 먹었는지 잊었더라도 힌트를 줬을 때 기억하면 괜찮지만 ‘내가 점심을 먹었어? 언제?’라며 식사한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건망증은 정보가 뇌에 저장돼 있지만 순간적으로 꺼내지 못하는 상태로, 힌트를 주면 다시 기억을 되찾고 스스로 기억력 저하를 자각한다. 불편함은 따르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단순 건망증과 달리 힌트를 줘도 기억을 온전히 떠올리지 못하거나 회상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아울러 기억력을 비롯한 언어·판단·시공간 파악 능력 등 다른 인지 영역에서도 저하가 동반된다. 이로 인해 식사나 세면 같은 독립적인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요리나 돈 관리, 약 복용처럼 복합적인 인지 기능이 필요한 활동에서 실수가 잦아진다.

 

치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러 인지 영역에서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실제 장해가 발생한 상태를 뜻한다. 정보가 뇌에 거의 저장되지 않아 힌트를 줘도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 치매 전 골든타임, 경도인지장애…“2033년 400만명 육박”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3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 치매 유병률은 9.25%로 나타났다. 2016년 조사와 비교하면 치매 유병률은 0.25%포인트(p) 줄었지만,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오히려 6.17%p나 증가했다.

 

치매·경도인지장애 유병률 변화 그래프. 보건복지부 제공
치매·경도인지장애 유병률 변화 그래프. 보건복지부 제공

 

문제는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전환될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로널드 피터슨 박사 연구팀 장기 추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매년 치매로 이행했으며, 6년 동안에는 무려 80%가 치매로 발전했다.

 

앞선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매 환자 수는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며, 경도인지장애 인구는 2025년 298만명을 넘어 2033년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로 넘어갈 수 있는 대기군이 늘고 있는 만큼, 이 단계를 놓치지 않는 조기 발견과 집중 관리가 중요하다.

 

◆ 일상 속 뇌 건강 지키는 ‘3·3·3 수칙’과 조기 검진

 

치매와 인지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중앙치매센터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치매 예방 3·3·3 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3·3·3은 3권(勸·즐길 것 3가지), 3금(禁·참을 것 3가지), 3행(行·챙길 것 3가지)을 일컫는다.

 

산책을 하고 있는 한 남성. 클립아트코리아
산책을 하고 있는 한 남성. 클립아트코리아

 

중앙치매센터는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생선과 채소 골고루 챙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를 권장한다. 반면 피해야 할 습관으로는 △술은 한 번에 3잔보다 적게 마시기(절주) △금연 △머리 부상 조심하기를 꼽는다. 아울러 챙겨야 할 건강 수칙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정기 체크 △가족·친구와 자주 소통하기 △매년 치매 조기검진 받기를 제시하고 있다.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이다. 치매 검사는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등 주요 인지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신경 심리검사를 통해 진행된다.

 

권 전문의는 “문제가 없는 것 같을 때 미리 검사를 받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을 때 신속하게 예방하는 것이 좋다”며 “그것이 치매와 인지기능 저하 치료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치매는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환경과 생활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며 “식단과 수면 환경,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