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고등어 소비량은 15만톤(t)을 훌쩍 뛰어넘는다. ‘큼지막한’ 고등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년에 3억5000만 마리쯤, 찌개용이나 혼자 먹기 좋은 구이용으로 주로 소비되는 ‘조금 작은’ 고등어라면 마릿수는 6억 마리쯤으로 더 늘어난다. 한 가족 식탁에 일주일에 한번쯤 볼 수 있는 생선이 바로 고등어란 의미다. 그런데 국내산을 선호하는 한국인에겐 ‘국민생선’ 고등어만큼은 노르웨이산이 더욱 익숙하다. 국내에서 잡히는 고등어가 부족해서일까. 그렇진 않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고등어는 20만톤 이상으로 한 해 소비량을 채우고도 남는다. 그럼 왜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국내산보다 우리 식탁에 자주 모습을 비출까.
먼저 한 해 얼마나 많은 고등어가 국내에서 유통되는지 살펴보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고등어 생산량은 21만9919톤으로 전년(13만5331톤)과 비교해 62.5% 급증했다. 어황이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023년까지 15만톤 안팎이었는데, 이듬해 생산량이 줄어든 기저효과도 있었다. 수입량도 늘었다. 지난해 고등어 수입량은 8만2835톤으로 전년(5만9185톤)보다 40.0% 늘었다. 생산과 수입량을 합치면 총 30만2753톤이다. 이 중 수출량 14만4954톤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소비된 고등어는 총 15만7799톤이다. 국내 소비량은 전년(11만5330톤)보다 36.8% 증가했다. 단순히 비교해 본다면, 2022년부터 국내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적었던 적은 없다. 국내 생산량으로 충분히 소비하고 수출도 가능한데, 굳이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수입해 먹는 것이다.
답은 고등어의 ‘크기’에 있다. 한국 소비자는 구이나 조림을 할 때 큰 고등어를 선호한다. 해양수산부가 소비자 선호가 높은 중·대형 고등어로 분류하는 크기는 한 마리당 300~600g 정도다. 그런데 국내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어황에 따라 중·대형어 생산량이 들쭉날쭉하다. 국내 고등어 생산량은 2024년에서 지난해 62.5% 늘었는데, 중·대형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14.8%에서 7.7%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대형 고등어의 총 생산량도 2024년 2만톤, 지난해 1만7000톤, 올해 상반기 1만톤 수준이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고등어 소비량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이 틈을 채운 것이 바로 노르웨이산 고등어다. 지난해 기준 고등어 수입량은 8만2835톤인데, 이 중 80.5%가 노르웨이에서 건너왔다. 이마저도 전년보다 7.2%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 고등어 수출국이자 수산업 강국답게 국내에서 선호하는 큰 고등어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기 때문에 수입물량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한 국내산 작은 고등어는 주로 수출길에 오른다. 도착지는 생선을 통째로 굽거나 튀기고 훈연해 먹는 식문화가 발달한 아프리카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고등어를 비롯한 냉동 어류에 대한 수요가 크다. 올해 국내 고등어 생산량이 크게 늘어 수출 또한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7월 고등어 수출액은 2억5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3% 급등했다. 한국 고등어의 수출증가에 영향을 준 또 다른 요인은 노르웨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수산자원 보호 등을 이유로 올해 고등어 쿼터를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해수부 연어 역시 쿼터를 줄여 가격이 오르자 연어 소비 대체제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른 국가의 고등어 소비가 늘었고, 그 중 하나가 우리나라다. 최근엔 유럽도 한국산 고등어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각국 식탁에 오르는 고등어는 결국 크기에 따라 행선지가 달라지는 셈이다. 국내 바다에서 잡힌 고등어가 아프리카의 식탁에 오르고, 북유럽 바다에서 잡힌 노르웨이 고등어가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