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의존해 등산 계획을 세웠던 미국의 초보 등산객 3명이 산행 중 해발 4000m대에서 길을 잃고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들은 당초 정상까지 8시간이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6시간이 걸렸고, 식량과 물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하산하다 등산로까지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산림청(USFS) 산악구조대는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 섀스타산에서 등산로를 이탈해 고립된 청년 3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초보 등산객으로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에 의존해 등산 코스를 계획하고 산행 준비물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실제 산행에 필요한 양보다 훨씬 적은 식량과 물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해발 8400피트(약 256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다음 날 오전 3시에는 당일용 배낭만 메고 정상으로 향했다.
당초 정상까지 8시간이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약 16시간이 지나서야 정상에 도착했다. 오후 7시에 정상에 오른 탓에 하산은 어둠 속에서 진행해야 했다.
이들은 ‘올트레일즈’라는 등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하산을 시도했지만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앱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정식 등산로에서 벗어나 머드 크리크 협곡에서 길을 잃었다.
일행 중 한 명은 무릎을 다쳤고, 따뜻한 옷이나 비상식량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야영하며 구조를 기다렸다.
시스키유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들이 당초 8시간이 걸릴 것으로 계획했던 등반이 며칠에 걸친 지독한 시련으로 바뀌었다”며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절대 AI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길을 잃고 머드 크리크와 같은 위험한 지형으로 들어설 경우 심각한 사고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휴대전화나 위치정보시스템(GPS) 기기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섀스타산은 해발 1만4179피트(약 4322m)의 화산으로, 1786년 마지막 용암 분출이 기록됐다. 폭포와 야생화 지대, 스키장 등으로도 유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