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패밀리 레스토랑과 카페에 50·60대 고객이 몰리고 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친구·지인들과 평일 점심을 즐기고, 취향에 맞는 음식과 공간에는 기꺼이 돈을 쓰는 ‘액티브 시니어’가 외식업계의 새로운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것이다. 가장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 곳은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 15일까지 아웃백 ‘부메랑 멤버십’에 새로 가입한 5060세대는 약 14만6000명에 달했다. 올해 6월 15일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신규 가입자 증가율은 60대가 32.7%, 50대가 29.5%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매장 방문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6월 15일까지 아웃백을 찾은 5060세대 고객은 15만2000명을 넘어섰다. 재방문 빈도 역시 3040세대에 이어 5060세대가 높았다. 1020세대를 웃돌았다.
눈에 띄는 것은 방문 시간이다. 전체 5060 고객 가운데 약 25%가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점심시간에 매장을 찾았다. 가족 외식뿐 아니라 동창회나 친구·지인 모임 장소로 패밀리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식업계 입장에서도 평일 낮 시니어 고객은 매력적인 수요층이다. 저녁과 주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석 여유가 있는 시간대의 매출을 채워줄 수 있어서다.
은퇴했거나 시간 활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소비자가 늘면서 ‘평일 런치’가 액티브 시니어를 잡는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슷한 변화는 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에서도 나타난다.
애슐리퀸즈는 1만9900원대 평일 점심 뷔페를 앞세워 주부와 중장년층 모임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매장을 중심으로 평일 낮 50대 이상 고객의 이용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식사부터 디저트와 커피까지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웃백과 애슐리퀸즈의 공통점은 단순히 음식만 파는 곳이 아니라는 데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넓은 좌석과 비교적 긴 체류가 가능한 공간, 메뉴 선택의 폭 등이 중장년층 모임 수요와 맞아떨어졌다.
아웃백 역시 넓은 테이블과 좌석을 갖춘 데다 스테이크와 파스타, 전채요리부터 후식까지 한 자리에서 주문할 수 있다. 국내 진출 30주년을 앞둔 만큼 1990~2000년대 20·30대 시절 아웃백을 경험했던 소비자들이 이제 50·60대가 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과거 젊은 층의 데이트·가족 외식 공간이었던 패밀리 레스토랑이 소비자의 나이와 함께 ‘중장년 모임 장소’로 확장된 셈이다.
빕스도 모임 수요에 대응해 매장 공간을 바꾸고 있다. CJ푸드빌은 합정역점에 최대 40명이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단독 룸을 마련했고, 마곡원그로브점에도 6명부터 26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단독 룸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뷔페가 메뉴 취향이 다른 구성원들이 함께 이용하기 쉬워 40~50대 직장인 등 단체 모임 수요를 흡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5060의 외식 영향력 확대는 패밀리 레스토랑만의 현상도 아니다.
핀테크 기업 핀다가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통해 전국 카페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상반기 카페 결제액 가운데 50대 이상 소비자가 차지한 비중은 31.0%였다. 2019년 상반기 17.3%와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20·30대 비중은 61.6%에서 44.9%로 낮아졌다.
외식 메뉴를 찾는 방식에서도 중장년층의 취향은 뚜렷하다. 아하트렌드가 국내 외식 브랜드 1만3248개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에서는 한식 브랜드 검색이 강했고, 40대에서는 가성비 높은 김밥·치킨과 뷔페·무한리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구매력도 무시하기 어렵다. 신한카드가 빕스·애슐리퀸즈·아웃백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추석 당일 이용 고객 가운데 60대의 1인당 이용금액은 추석 전주보다 60% 증가했다. 전 연령대 평균 당일 이용금액보다도 32.3% 많았다.
외식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나이가 들수록 외식을 덜 한다’는 기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5060세대는 과거 같은 연령대보다 서양식 메뉴와 카페 문화에 익숙하고, 자신의 취향과 경험에 쓰는 소비에도 적극적이다.
가격만 낮추는 전략으로는 잡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접근성이 좋은 위치와 편안한 좌석, 여럿이 함께 선택할 수 있는 메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까지 갖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5060세대를 단순한 가족 동반 고객이 아니라 독립적인 소비 주체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며 “평일 낮 시간대를 중심으로 구매력과 시간 여유를 동시에 갖춘 고객층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