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실적이 3분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7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이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올해 수출 실적이 1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 속에 대만과의 경상수지 흑자 비율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관세청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기록한 7094억달러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의 기록을 117일 앞당겨 이룬 결과다. 중동전쟁 등의 대외 악재에도 반도체 성장세가 그만큼 견조했던 것이다.
수출 실적 신기록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지난 1월부터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갔고,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 규모가 1020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폭발적 수요로 수출 자체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 수출 실적을 밀어올렸다. DDR5 16Gb가격은 지난 4월 35달러에서 8월 46.5달러로 30% 넘게 급등했다. 같은 기간 낸드 128Gb의 가격도 24.2달러에서 30.5달러로 치솟으며 전례없는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는 컴퓨터 주변기기(262.2%)와 무선통신기기(28.1%)의 수출 실적이 오르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말까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수출실적은 사상 첫 1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12월 초쯤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을 전망했고,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수출 1조달러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뛰겠다”고 했다. 연간 수출 실적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과 중국, 독일뿐이다.
수출이 호황을 이어가면서 올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집계한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8월 말 평균 16.0%로 7월 말(14.7%)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해외 IB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세와 장기 공급계약(LTA) 확대에 따라 수출 안정성이 높아져 반도체 중심의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달 사이 씨티가 경상수지 흑자 비율 전망치를 16.5%에서 18.2%로, 골드만삭스가 13.9%에서 18.7%로, 노무라가 15.7%에서 19.7%로 각각 상향했다. 한국의 경상 흑자율이 20%에 가까워지는 것은 국제수지 통계가 작성된 1980년 이래 올해가 처음이다.
TSMC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 중인 대만과의 격차도 좁혀질 전망이다. 주요 IB 6곳의 한국과 대만의 경상 흑자 비율 평균치는 각각 18.1%와 21.5%로 3.4%포인트 차이가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