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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하후상박’ 기초연금 개편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하위 70% 이하에 기초연금을 지급한 건 박근혜정부 때인 2014년부터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기초연금 도입 즉시 모든 어르신에게 현재의 2배 지급’을 약속하고 당선됐다. 그러나 장밋빛 공약은 2013년 인수위원회 출범부터 논란을 빚었다. ‘모든 노인에게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게 시대정신이다’, ‘생활이 어려운 이들만 선별해 두텁게 돕는 게 효율적이다’ 등 복지철학 논쟁에 불을 붙였다. 보편 복지에 드는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박근혜정부는 한발 물러서야 했다.

기초연금은 소득과 재산을 모두 합쳐 환산한 월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2024년 12월 말 기준 전체 수급자 675만8487명 중 소득인정액이 0원인 노인은 117만7912명으로 17.42%나 된다. 소득인정액 0원은 근로·사업·연금소득에 대한 각종 공제 후 손에 쥐는 실질소득은 물론이고 주택·토지·금융자산 등 일반재산의 소득 환산액이 전혀 없는 상태를 뜻한다. 2024년 당시 단독가구 기준 선정 기준액은 213만원인데, 200만원 초과 수급자는 전체의 14.31%인 96만7299명에 달했다. 소득 양극화가 뚜렷한 셈이다.

정부가 기초연금에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도 갈수록 커진다. 올해 본예산 기준 23조1378억원부터 연평균 6.8%씩 늘어 2030년 30조86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0만명을 넘어선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해마다 물가상승률도 반영해야 한다. 205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48%인 46조원까지 커진다는 전망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저소득 노인 가구의 소득 보전 강화를 위해 내후년 시행을 목표로 기초연금을 ‘하후상박(下厚上薄)’ 구조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복지부는 기초연금 대상자 선정을 2030년까지 기준중위소득 80% 이하로 바꿔 저소득 노인에게 더 많이 주는 방식의 개편안을 추진해왔는데, 1년이나 밀린 셈이다. 그 결과 근로소득만으로 매달 약 468만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는 현 구조도 유지된다. 복지부가 내년 마련한다는 구조개혁 방안에는 보다 획기적인 하후상박 방안이 담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