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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관 2명 공백 현실화, 曺 ‘재제청’ 입장 빨리 내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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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이흥구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오늘 퇴임한다. 지난 3월 물러난 노태악 전 대법관에 이어 또 한 명의 대법관이 후임자 없이 대법원을 떠나는 것이다. 이로써 대법원장까지 포함해 총 14명인 대법관 가운데 2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현재 국회에서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 인준 절차가 이뤄지고는 있으나, 대법원이 ‘완전체’가 되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이다. 상고심 재판 지연에 따른 국민의 피해는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임명을 제청한 2명 가운데 김 후보자만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면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선 ‘협의 부재’를 이유로 반려했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이른바 ‘재제청’을 요구한 셈인데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당시 조 대법원장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곧 (재제청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직까지 나온 것은 없다. 부친상을 마치고 복귀한 조 대법원장은 하루빨리 허심탄회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을 거부한 것은 초유의 사건이다. 자연히 재제청 절차에 관한 명문 규정이 있을 리 만무하다. 다만 현행 법원조직법은 대법관 임명 제청 때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새로 꾸리라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물론 추천위를 다시 구성하고 새로 추천을 받아 제3의 대법관 후보자 임명을 제청하려면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추천위를 새로 꾸린 뒤 새 대법관 후보를 물색하는 것이 정도라고 하겠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상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무력화해선 안 된다. 지금 시중에는 손 후보자 말고 김민기 판사가 청와대의 ‘낙점’을 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대통령이 원하는 이의 임명 제청이 이뤄질 때까지 재제청 요구를 반복한다면 명백한 헌법 위반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는 특정 판사만 대법관 후보자로 고집하는 태도를 버리고 원점에서부터 대법원과 다시 협의하는 게 맞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귀국 후 조 대법원장과 직접 만나는 방안도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