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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 가려진 ‘SNS 정부’의 이면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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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참사 발생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직접 소통하는 정부’를 둘러싼 현지 평가는 엇갈렸다. 래퍼 출신인 발렌드라 샤 총리는 검은 선글라스를 쓴 이미지와 SNS를 통한 직접 소통으로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정부가 현장 상황을 들여다보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점을 높게 샀다. 수해로 피해가 심했던 마을 중 한 곳인 누와코트 비두르 마을 인근 호텔에 근무하는 20대 남성은 최근 “내무부 관계자가 호텔에 머물며 현장 상황을 직접 물었다”며 “이렇게 시골까지 온 정부 관계자는 처음”이라고 상찬(賞讚)했다. 재난 현장에 고위 관계자가 직접 나타나 상황을 묻고, 이후 SNS를 통해 대응 상황을 공지하는 방식이 시민들에게 ‘정부가 가까이서 잘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소진영 사회부 기자
소진영 사회부 기자

하지만 현장에서 슬픔을 목도한 이들의 평가는 달랐다. 대홍수 이후 네팔에서는 ‘어느 집 누가 죽은 채 발견됐다더라’는 말이 인사가 됐다. 일가친척 여러 명을 잃은 경우도 흔했고, 한 다리만 건너면 홍수로 인해 실종된 이를 기다리는 지인이 있었다. 실종자 가족과 피해자들은 정부가 해외 구조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은 채 자체 대응을 고수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러 국가를 다니며 재난 구호 현장을 경험했다는 한 네팔인은 “현장을 찾은 뒤 SNS에 직접 공지하는 것이 곧 민생에 가까운 정치는 아니다”라며 “재난 대응의 핵심은 제때 구조 인력을 투입해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팔 당국이 보유한 군용 헬기는 10여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부의 역량 부족을 숨기기 위한 SNS 정치라는 혹평이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상당한 시간이 흘러 터널에서 사람들이 구조된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지난주에 미리 해외 구조대를 투입했더라면 더 많은 이들을 살렸을 것”이라고 애타는 마음을 드러냈다.

 

SNS 속 재난 소식은 ‘생생하고 친밀하게 속보를 전달한다’는 효능감을 준다. 하지만 절망에 갇힌 이들에겐 자신의 소식을 전할 여력은 물론, 타인의 비극을 관망할 한가로움도 없었다. SNS 정치를 비판하는 실종자 가족과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면 비극의 현장에서 이어지는 통곡은 더 길어질 것이다.